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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역사잡담

시선집중에 나온 이덕일의 이야기를 듣고...

무량수won 2012. 10. 2. 17:16

이건 뭐... 잡담식 비판이기에 느낌 이야기만 하련다.


역사학계에서 대표적인 골칫거리들이 몇개 있다. 하나는 환단고기고 다른 하나는 이덕일이다. 환단고기는 그 출처 자체가 믿을 수 없는 것이기에 말도 안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래서 제정신(?)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쉽게 헛소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리라 본다. 



그런데 이덕일은 참... 


이덕일은 재능있는 역사 소설가였다. 역사를 배경으로하는 소설을 참 맛깔나게 쓰는 사람이었다. 물론 나는 재미없다고 그의 책을 쉽게 덮어버렸지만, 소설가였던 시절 대중들에게 그는 역사를 참 신나게 풀어주는 사람으로 평이 좋았다고 나는 기억한다.  


그가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했다면, 아마 한국의 대표적인 소설가로 추앙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그는 역사 학자의 정체성을 스스로 만들어 갔고, 그의 재능은 대중의 마음을 두드리게 된다. 


대다수 그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그의 출신 학벌이과 그가 대중에게 알려졌던 것이 소설가였기에 역사학자로써 인정을 못하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아니다. 그에게는 학벌이 아니라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써 가장 치명적인 문제를 앉고 있다. 그건 그가 너무 민족주의에 빠져있어다는 것이다. 이 문제로 인해 그는 본인의 생각을 스스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 또한 그만의 상상력을 역사적 사실로 믿고 있기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스스로를 역사 학자라고 생각하고 그런 정체성이 있다면, 사료를 바탕으로 구성된 사실과 본인만의 의견을 구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의견도 사실로 말해버린다.



2012.10.01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온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1차사료를 유난히 강조하는데, 그가 말하는 1차 사료의 해석이랍시고 하는 말들이 너무나 황당했다. 역사를 우리 민족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된다니... 만약 역사학자라면, 우리 민족에게 유리한 해석이 아니라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학자도 사람인지라 어쩔수 없이 나타나는 애국심(?)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는 무조건 '우리는 위대하다'는 식의 선입견을 깔고 들어간다. 이건 애초에 역사를 대하는 방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때문에 그가 방송에서 했던 역사에 있어서의 원리 원칙은 모두 맞는 말이었지만, 그의 민족주의적 시선이 그 모든 것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는 이야기 내내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 모두를 일제 식민지 치하의 식민사관에 사로잡힌 사람으로 치부하고 중국 동북 공정을 위해 놀아나는 매국노라며 비난을 했다. 어찌해서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무조건 그렇게 비난할 수가 있는 것일까? 역사는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다가 바로 다음 순간 그 말은 헛소리라는 듯,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로 비난을 했다.


그의 모습은 정치판과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극우와 극좌의 전형적인 사람 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그의 민족주의적인 해석은 결국 일본이 종종하는 역사왜곡과 중국에서 하려는 동북공정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즉, 다시 말해서 자신의 입장에서만 해석하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인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한국사를 전공한 교수라는 사람들도 기본적으로 민족주의에 빠져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짙은데, 이덕일은 거기에 두 세발이 더 나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환단고기를 신봉하는 사람들은 두세발이 아니라 그저 대책없는 사람들이고. ㅡㅡ;;


시선집중에선 청취자들의 요청이 있어서 다시 모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말이 역사에 대해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잘 먹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반응은 김진명의 책이 사람들에게 쉽게 환호를 받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본다. 


세상살이가 힘들어질수록 과거에 자신이 모르던 영광스러운 날이 있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지는 것이 사람이다. 한편으로는 그것이 삶의 위안이 되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희망적이기에 무서운 것이 민족주의적 시각이다. 히틀러가 1차 세계대전의 패배로 인해 삶의 어려움을 겪던 독일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용했던 것이 바로 민족주의다. 역사적으로 게르만민족이 얼마나 우수했는지를 강조하고 왜곡해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었다. 그에 감동받은 대중은 그들의 손으로 히틀러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덕일에게 그리고 김진명에게 대중들이 느끼는 환호(?)는 이런 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김진명은 소설가라는 타이틀이라도 확실한데, 이덕일은.. 참.. ㅡㅡ;;




2016년 09월 12일 어색한 문장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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