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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의 매각 이야기와 인간성의 판단.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일베의 매각 이야기와 인간성의 판단.

무량수won 2013. 4. 27. 15:24

사이트의 운영자는 다수가 만들어나가는 사이트의 성향과 얼마나 연관이 되어 있을까?


인터넷에서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라는 사이트의 매각소식에 꽤 시끌시끌하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의하면 사이트의 매각 가격은 12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트의 매각 소식과 더불어서 운영자의 신상이 탈탈 털리는 일도 벌어졌다. 그런 이야기를 보는 와중에 나에게 의문 하나가 날아들었다.


운영자 혼자서 글을 올리는 공간이 아니고,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십만의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사이트의 성격이 운영자의 성격과 연결시켜서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하는 것이다. 또한 그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 모두를 다른 방문자의 문제연결시켜 사람을 판단할 수 있느냐하는 의문도 들었다.


요약하면, 무리의 문제가 무리를 이루는 구성원까지 영향을 미쳐야하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우선 일베라는 곳과 운영자가 왜 매각을 이야기 했고, 인터넷 상에서 일베라는 곳이 보통 어떻게 받아드려지는가를 이야기 해야겠다.


일베의 첫 시작은 그저 유머자료의 모음 창고사이트였다. 디씨인사이드(이하 디씨)라는 사이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사람들의 게시물을 이렇게 저렇게 모아놓던 사이트였는데, 점점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사실상 단순한 자료사이트에서 거대한 커뮤니티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들이 모이고 그 출발점이 디씨였다는 것에서 붉어지게 된다. 디씨라는 인터넷 사이트의 자료들을 주로 모아오다보니 그 사이트의 성향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주된 성향인 막말과 욕설이 난무하는 특징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다. 뭐 여기까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허나 이문제는 이 사이트로 많은 사람들이 넘어오면서 이 문제가 심화되었고 그 심화됨에 재미를 들린 사람들이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것에 있다.


뿐만아니라 정치적 성향까지 답습했는데, 디씨의 운영자와 비슷한 정치성향을 가진 일베운영자는 나쁜 것은 민주화라 이름 붙이는 등의 행위(?) 노골적으로 우익성향을 표출하기도 했다. 막말과 욕설이 난무하는 인터넷 사이트인데다가 정치적 성향 때문에 진보라 자칭하는 혹은 정치적으로 좌익이라 평하는 많은 사이트와 사람들의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그들의 막장 행위는 단순한 우익 성향의 표현 뿐만아니라 여성 혐오와도 쉽게 맞닿았다.


보통 우익이라 평하는 사람들의 견해는 모두 답습하고 있는 곳이다. 지나친 정치적 편향성과 여성에 대한 혐오, 인종차별 등등이 그 대표적인 문제꺼리라 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보니 자주 방문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 사이트를 자주 들락날락한다는 사실을 꺼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인터넷 상에서 눈에 띄는 이들의 만행 중 가장 흔한 행위는 특정 사이트에 단체로 몰려가서 행패를 부리는 행위가 있다. 이런 행위를 통해서도 스스로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정 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사이트에서 온 것처럼 꾸미는 짓을 통해서 자신들의 행패로 다른 사이트가 악명을 얻도록 한다. 최근에 많이 벌어지는 영화에 대한 별점 테러(?)도 이 사이트에서 주로 노골적으로 주도되고 또한 많은 이들이 동조하고 있는 것 이기도하다. 


이런 이유로 인터넷을 조금이라도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일베는 단순히 우익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아니라 인터넷 상의 막장인생들이 모인 집합소 쯤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현실에 자신을 일베인(일베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배경지식(?)을 간단히 설명했으니 문제의 본질을 찾아가보자. 참고로 이글을 쓰는 나도 일베에 대해서 그다지 좋은 이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여하튼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릴때 그가 활동하는 사이트의 분위기에 따라서 그를 쉽게 판단해도 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을 다시하도록 하자.


특히나 모든 일베인들이 그런 과격한 성향을 가진 것도 아니고 실제 생활에서는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그가 그런 사이트에서 종종 활동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쉽게 현실에서도 그러한데 그저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라는 말로 그 사람을 매도(?)해도 되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더불어 이번에 일베를 팔기로한 운영자의 문제도 한번 짚어보도록하자. 그는 단순히 사이트를 관리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 해당 사이트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운영자라일 뿐인 그를 그런 문제아(?)들 중의 하나로 치부해야 되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그저 단순히 기계적인 관리만 했을 뿐 그런 그들의 성향과는 반대되는 의견과 성격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질문이 나온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 걱정한 것 처럼, 의사 교수직을 얻는데 방해가 될까봐 정리할 정도로 일베라는 사이트를 그사람과 동일화 시켜야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어려운 말로 압축시키면, 무리의 특성을 무리를 구성하는 개개인에게까지 동질화 시켜 판단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하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나는 기본적으로 무리의 특성을 한사람을 판단하는 전부로써 결정짓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런 무리의 특성은 그 사람을 만드는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은 거부할 수 없다고 본다. 그가 그 무리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일찍이 그 무리를 빠져나왔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그 무리에 계속 남아있었고, 무리 사람들과 같이 어울렸다면 무리 중 누군가의 행위로 무리가 욕먹었더라도 무리를 이루는 구성원에게도 그 잘못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각자의 사정에 따라서 어쩔수 없이 무리에 남아있을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의 특성상 그런 행동에 대한 제한 사항은 크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는 굳이 염두해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연이어 운영자라는 특정 지위와 무리라는 것도 생각해 문제의 핵심을 이야기 해보자. 일베라는 사이트는 운영자라는 인물이 기계적이든 감정적이든 관리를 하게 된다. 다시 말해 운영자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운영자의 성향이 사이트에 부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만약 운영자가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하는 행위가 옳지 못하단 생각이 있었다면 제재를 가하고 그로 인해 사이트의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어쩔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으로 사이트 운영자가 문제가 되는 게시물들을 올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 게시물들이 올라오도록 놓아두고 그들의 행위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그 또한 그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동의한다거나 동조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물론 엄청난 양의 게시물을 다 관리 할 수 없다는 것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다만 어떤 흐름을 만드는데 있어서 운영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사이트의 성격은 관리자의 성향에 따라서 좌우 될 수 밖에 없다는 말로도 이야기 될 수 있다. 사이트가 막장이 되는지 그러지 않은지는 관리자의 책임이며, 관리자의 성향에 따라서 사이트도 뒤따라 갈 수밖에없다는 말이다. 결국 일베 운영자를 일베의 정체성과 연결지어서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그 사이트의 막장 성향이 그 사람 전부를 그것이라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베라는 사이트의 성향으로 일베 운영자와 일베인들을 일베라는 사이트와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하는 질문에 나올 수 있는 답은 그런 성향을 지닌 사람임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다만 그 사이트를 한다고 그의 전부가 그 사이트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에 대한 판단은 그런 일부로 전체를 덮어버리게 된다는 것에 있긴하지만 말이다. 당신은 당신이 자주가는 그리고 활동하는 사이트의 사람들의 성향과 얼마나 일치한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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