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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성평등인가?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무엇이 성평등인가?

무량수won 2013. 5. 8. 17:58
글을 올리기에 앞서...

많은 인터넷을 떠돌면서 본 사람이라면, 어떤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는 것은 쉽게 알수 있을 것다. 그럼에도 굳이 가려서 화면을 갈무리한 이유는 이 이야기에서 하고 싶은 것이 성평등이라고 이름만 바꾼 여성운동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에 대해 집중 할 필요가 있어서다. 덧붙여 갈무리된 게시된 글의 통일성이 없는 것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원본글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내가 꼬집고 싶었던 것은 갈무리된 글을 보고난 후, 천천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다소 감정적인 글들이라 여기저기 겪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 없을듯 하다. 앞서 시작하기 전에 쓴 글에서 처럼 이 문제의 중심에는 남성과 여성의 권익에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여성운동(=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대충의 흐름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성운동과 성평등의 역사.


사람이 무리를 지어생활하기 시작한 아주 오래된 시간 전부터 전세계 곳곳에서 여자는 남성들에게 사회적인 차별을 받아왔다. 물론 반대로 남성들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특정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 상대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더 많은 권리를 누렸던 것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인간에 대한 정의와 사람들 사이의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 태생적인 계급으로 차별하고, 피부색으로 차별하고, 성이 달라서 차별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결국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이념을 중심으로 세상이 변한 것이다. 


2013년 현재 그 문제들이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많이 해소되었다고 생각한다. 해소가 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구조적으로 남아있는 문제가 있어, 남여에 대한 문제는 최근까지도 여성의 권익신장에 그 무게가 실려있었다. 이는 보통 페미니즘이라는 영어단어로 구분되었으며, 상대적으로 차별이 심한 여성의 불평등 해소에 그 무게를 두었다. 어쩔수 없는 현실이었고, 그만큼 역사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 뿌리가 깊었던 탓도 있다. 


이런 차별이 하나 둘 해소 되어가면서, 페미니즘은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물론 모든 페미니즘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우대가 아니라 남녀간의 차별을 두지 말자는 쪽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여성을 위한다는 말 때문에 거꾸로 남자들이 역차별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떠오르게 된 것이다. 


그런 커다란 흐름에 발맞춰 한국에서도 이런 흐름에 동조하는 페미니즘 운동가들이 많이 나타났고, 이 분쟁에서 등장하는 성평등센터도 그런 사회적인 변화에 동조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러나 실상 말만 그렇지 이 논쟁에서 불거진 것처럼, 성평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과거 페미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이란 나라의 구조적인 변화가 선진국이라 쉽게 말하는 서구의 국가들보다 느린 탓도 있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성평등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한 탓도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기존 페미니즘 운동을 하던 사람들이 이름만 바꾸어 성평등을 위해 노력한다고 하며 주도하다보니 겉으로는 성평등이지만, 결국 페미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 굴레 속에 남아있는 탓도 있다. 물론 앞서 설명한대로 성평등이라는 주제가 여성의 권익신장에서 시작된 탓도 있긴 하지만...



처음 글을 쓴 남학생이 반발했던 것은 바로 이런 태도 때문이었다.


말로는 성평등이라 외치지만, 사실상 페미니즘적인 태도에서 그들이 달라진 것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때문에 여학생들을 위한 공간을 넘어서 여학생들을 마치 특권계급 마냥 우대해주고 있던 탓이 크다. 또한 그런 우대라는 것이 마치 당연한 권리라는 듯한 태도와 인식으로 인해 불거진 일이라고 보여진다. 


여성에 대한 우대는 현실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생활을 하고 있는 탓에 주어지는 권한이긴 하지만, 그것은 서로가 부탁하고 균형을 맞춰야 할 일이지 당연하다는 듯이 강요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그 남학생이 감정이 격해져서 이럴바엔 남성휴게실도 만들어 달라고 글을 적었지만, 진짜 그가 그런 휴게실을 원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 쯤은 글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1차적인 문제는 성평등센터 직원의 무례한 태도였지만, 2차적인 문제는 성평등이란 가치를 추구하는 곳에서 여성만을 위한 행동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고 행동했기 때문에 불거진 것이라고 본다. 거기에 그 직원을 옹호하겠다며 변명의 글을 쓴 센터장은 불 붙은데 기름을 부어버렸다.


그동안 페미니즘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것은 여성의 권인신장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남성들을 역차별하던 이었다. 그래서 그 문제점을 바로잡고자 페미니즘이란 단어보다 성평등이란 단어를 쓰게 된 것이라고 알고 있다. 이 센터장이 기름을 부은 건 바로 변명글에서 그런 시선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 글 쓴 학생이 시대이야기하고 비아냥 거리는 표현을 했지만, 센터장은 앞서 적은 이 문제의 핵심을 보지못하고 남학생이 여학생들 휴게실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취급하고 만다. 유난히 성평등이라면서 나서는 사람들에게서 종종 볼 수 있는데, 성평등을 강조하면서 여성만의 입장만 바라보고 대처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흔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변명글.


진정으로 성평등센터라는 단어의 의미대로 남성의 입장과 여성의 입장 모두를 생각하고 판단했다면, 센터장의 글은 변명이 아닌 해명과 사과문이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제식구 감싸기와 성평등보다는 페미니즘적인 성향이 강한 센터장은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도 못했고, 진정한 성평등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대처하지 않았기에 항의글을 올린 학생 탓하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가장 명백한 증거는 첫 문장에서 볼 수 있다. 센터장은 학생에게 글쓰기 방법부터 가르치려 들고 있다. 이런 태도의 글쓰기와 말하기는 아이들을 훈계하는 어른들에게서 볼 수 있는 행위인데, 인터넷 상에서도 감정 싸움에 돌입하면 쉽게 볼 수 있는 행위들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멋모르는 너희들이 잘못했기 때문에 난 너희들을 가르치겠다는 의도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이미 확신하고 글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조직 구성원들의 노고를 쓸데없이 세밀하게 이야기 하며 강조하고 있다. 그들의 일이 많아서 힘들다는 것은 처음 글 쓴 학생이 반박한 바와 같이 이 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물론 학생의 글이 도발적으로 수준을 운운한 탓이 있지만, 학생이 말한 수준이란 그들의 노고의 문제가 아닌 남여평등을 외치는 조직원이 오히려 남성에 대한 차별적인 말과 행동에 대한 지적이었음에도 엉뚱한 대답으로 인해 필요없는 이야기를 강조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폭로라는 단어를 강조함으로써, 학생을 상대로 배신자의 낙인찍기를 하는 행동에도 문제가 있었다. 어디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문제에 대해서 표현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 처음 글 올린 학생이 인터넷 커뮤니티(여기서는 학내 커뮤니티를 이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를 이용해서 이야기 한 것이 과연 잘못된 것일까? 2013년이란 시간이 인터넷이 되지 않는 시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인터넷이 보편화된 시기에서 직접 당사자를 찾아가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그 학생은 센터장이 호도하듯이 외부에 억울하다며 외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대표하는 총학생회에 건의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학생이 불만을 자신들의 대표에게 이야기 하는 것이 과연 폭로라고 표현할 만한 것이었을까? 그것을 언론사 기자가 보고 뉴스화 시킨 것이 과연 처음 글 쓴 학생의 잘못이라 할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이유로 나는 센터장의 글은 문제의 본질적인 해결보다 일단 덮어놓고 보자는 식의 조직 수장들의 대응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정말 성평등을 원한다면, '불쌍한 여성'을 감싸줘야겠다는 이상한 정의감이 아니라 남여 모두의 입장을 고루 생각해서 무엇이 가장 공평한지를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페미니즘이 성평등에 대한 강조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였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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