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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연애 보도에 사람들은 왜 디스패치를 욕하는가? 본문

잡담 및 답변

김연아의 연애 보도에 사람들은 왜 디스패치를 욕하는가?

무량수won 2014. 3. 12. 14:36

'나도 이 진흙탕 싸움(?)에 뛰어들어볼까?'

 

처음에 김연아가 연애를 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만해도 심드렁했었다. 나는 피겨에 관심도 없고, 김연아의 경기는 제대로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별로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뭐 김연아에 대해서 안 좋은 감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김연아 이기에 굳이 나까지 그 대열에 끼고 싶지 않았던 것이 더 컸다. 내가 김연아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그건 김연아에 대한 관심보다 그녀를 열광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심리일 것이다.

 

그런 나였기에 그녀의 연애 보도는 그다지 내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 내 눈길을 끌고 관심을 끈 것은 김연아의 연애 사실이 아니라 그 뒤에 보여진 언론사들의 분위기와 대중들의 반응이었다. 단순히 유명인의 연애 사실이 밝혀졌다의 의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애 사실을 밝히려고 취재한 기자와 언론사에게 뭇매가 가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의 연예인 관련 열애 보도와는 다른 반응이었다. 심지어 시사를 다루는 뉴스 보도에서도 대중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럼 왜 사람들은 김연아의 연애 사실을 보도한 디스패치라는 언론에게 뭇매를 가하고 있는 것일까?

 

핵심은 하나다. 김연아기 때문이다.

 

올해(2014.01) , 이승기와 소녀시대 윤아와의 열애 보도를 돌이켜 생각해보자. 다소 우려의 목소리는 있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의 반발은 없었다. 그보다는 김연아의 보도에서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권 이슈 덮기 음모론이 더 강하게 제기되었다. 그런데 김연아 보도에는 왜 이리 여파가 큰 것일까? 뭐 세세히 따지자면 그녀가 보통의 연예인이 아니라는 점이 크지만, 무엇을 말하던 김연아기 때문이다라는 문장 하나에 모두 뭍혀 버릴 수 밖에 없다. 그만큼 김연아는 대중에게 신적인 존재며, 자기 자신과 동일시 되는 인물이며, 대중들의 영웅이라서다. 그런 이유다. 대중이 김연아의 연애 사실을 축하하면서도 그녀의 뒤에서 집요하게 따라다닌 언론사에 대해 강하게 쓴 소리를 하는 이유 말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김연아기 때문에...

 

 

 

그럼 연애 보도를 한 디스패치는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있나?

 

아니다. 여기서 꼭 집어야 할 잘못된 점이 있다. 무엇인가 하면, 그들이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사생활을 너무 밀착해 취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디스패치는 파파라치 사진으로 유명한데, 이들의 장끼(?)는 멀리서 유명인들의 행동을 찍는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대중의 알 권리라는 말로 포장한다. 그렇다면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서 기자는 유명인의 사생활을 마음껏 파해 치고 따라다녀도 되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 무엇이냐면, 그들이 찍어대고 따라다니는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말이다. 그들이 따라다니는 사람은 말 그래도 사람이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보호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그것을 사람들은 인권이라 부른다. 그래서 법적으로 인권침해 사례는 죄로 취급 받는다. 이렇게 법으로 통제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해서다. 법이란 어울려 살기 위해서 사람들이 지켜야 할 규칙을 정해 놓는 것이다. 물론 현대의 법이란 것이 꼭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법이 중요한 것은 그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인권은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한다. 사람 사이에서 다툼이 있을 때,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 번씩만 해보자고. 한자어로는 역지사지라고 불리는 이 말은 우리가 사람으로써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 지에 대한 판단기준과 비슷하다.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6개월 간 따라다닌 다는 상상을 해보도록 하자. 물론 디스패치의 변명처럼 매일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렇게 나를 찍으려도 따라 붙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당신의 마음이 편할 수 있을까? 설사 죄를 짓지 않았더라고 하더라도 행동의 모든 것을 숨기고 싶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마 당신은 그렇게 따라 다닌 사람을 스토커라고 신고할 것이다.

 

여기서 디스패치의 변명을 하나 더 생각해보자. 그들은 그렇게 따라다니는 행위에 대해서 유명인이라면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의무라고 말한다. 물론 문자 그대로 의무라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여하튼 이런 뉘앙스의 말을 했다. 유명인은 대중의 사랑으로 돈을 벌고 관심을 받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 변명한다.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이 노출 되는 것은 대중의 알 권리를 위해서 당연한 것이다라고 한다.

 

... 유명인이 대중의 눈길을 끄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대중이 궁금해 하는 것도 맞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알 권리라고 포장되어야 할까? 알 권리란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를 말한다. 쉽게 예를 들면 내가 어떤 물건을 구입했을 때, 이 물건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고 나한테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공지하는 것을 알 권리의 충족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디스패치의 주장은 대중들이 연예인들에게 돈을 벌게 해줬으니 그만큼 생활을 노출시키라고 명령했고, 그 명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다라는 말과 일맥상 통한다.

 

어찌 보면 꽤 타당한 논리 같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는 말이다. 연예부쪽 기자와 언론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 있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해 유명인에게 해당되는 알 권리란 유명인이 합법적이지 못한 일을 하거나 공개석상에서 보여주는 행동에 대한 것을 말한다. 혹은 유명인이 해놓은 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과 다른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을 때를 말하는 것이다. 유명인의 말은 대중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은 좀 더 세분화 할 필요가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이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렇게 감시 되어야 할 사람들을 공인이라고 말한다. 공적인 임무를 행하는 사람인데, 요즘은 단어의 뜻이 확대대어 연예인까지 통용되고 있다. 왜 그런 것인지는 뭐

 

이런 이유로 볼 때 유명인의 연애는 공개 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만약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거닐다가 불특정 다수에게 찍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앞서 말한 대로 유명인은 어떻게 하든 대중의 눈에 띌 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그 유명인을 추적해서 몰래 찍고 관찰해 연애 사실을 알리는 것은 알 권리의 충족이 아니라 그냥 스토킹이라고 봐야 한다. 연애가 유명인들이 하면 안 되는 불법은 아니지 않겠는가?

 

실제 알 권리가 제대로 사용 된 예를 보자. 똑같은 스토킹같은 취재라도 MBC 전 사장인 김재철의 행방을 추적해 그의 돈 씀씀이를 알린 MBC 노조의 보도는 알 권리 충족이라 할 수 있다. 왜냐면, 김재철이란 사장이 지위를 남용해 사적인 욕구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고, 회사 공금을 마음대로 썼다는 증거가 모였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 불법을 저지르고 있었기에 대중들의 알 권리를 충족했다 볼 수 있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최필립과 MBC 간부인 이진숙 사이의 모종의 거래를 몰래 녹음해 대중에게 알린 것은 알 권리를 충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 또한 부정선거를 조장하는 행위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ㅡㅡ;;

 

알 권리란 공공의 권리가 침해되는 모습에 대한 궁금증을 충족시키는 것이지 유명인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추적하는 것을 알려주는 것을 알 권리의 충족이라 말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이런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또 그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것일까?

 

그건 이들이 소속된 디스패치의 구성 인원을 보면 간단히 답이 나온다.

 




이명구 대표부터 살펴보자. 그들 스스로 게시해 놓은 것에 의하면 그는 이전에 스포츠서울닷컴에서 뉴스 부장을 했다고 나온다. 뭔가 느낌이 오나? 그럼 다른 사람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번 김연아 건을 취재해 보도한 서보현기자의 이력을 보자 그녀 또한 스포츠닷컴의 기자 출신이라고 나온다. 뿐만 아니라 디스패치의 구성원 대다수가 스포츠닷컴 출신들이 대다수 임을 확인 할 수가 있다.

 

왜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일까? 그건 그들의 출신 속에서 어떤 이유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스포츠닷컴이라고 특정되어 있긴 하지만 이들이 원래 연예부 기자 출신이라는 것을 주목 해야 한다. 물론 스포츠 스타에 대해서 취재하는 것이 스포츠 관련 언론들의 특징이지만, 사실상 연예부 기자랑 다를 것이 없으니 똑같이 취급해주기로 하자. ㅡㅡ;;

 

이들은 자신들의 페이지에 사실이 중요하다는 식의 문구를 걸어놓았다. 다시 말해 나름의 윤리강령이랍시고 걸어놓은 것이다. 이건 아마도 그 동안 행해지는 연예부 및 스포츠계의 언론 보도 현실에 대한 불만의 표시 같은 것이라고 본다. 나름 차별화 전략 같은 것이랄까? 아마 그들 스스로 그 동네의 문제점을 짚어낸 것이라고 본다. 그것이 왜 파파라치식 사진찍기와 대중은 그다지 중요한 알 권리가 아니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가 알 권리 충족이라 하는 것이라고 쉽게 주장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시 말하면,원래 그 동네서 하던 행태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배제했으니까 우리는 옳다는 심리인 것이다.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거짓과 과장된 것을 말하지 않겠다는 것 말이다. 가장 심각한 것을 버렸으니 나머지는 그 동네 생태계가 그러하니 당연한 것이라고 쉽게 말하는 것이다.

 

그 동네서 살아남으려면 아주 나쁜 짓만 빼고 다른 나쁜 짓은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말과 같아진다. 뭔가 많이 듣던 이야기인가? 이건 연예계 언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대다수 언론의 문제점이기도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만연한 문제기도 하다. 먹고 살려다보니 어쩔 수 없다. 먹고 살려면 이정도 나쁜 짓은 봐줘야 한다는 식의 말인 것이다.

 

디스패치도 똑같은 논리 위에 서있다고 봐야 한다. 허나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거짓말을 버리는 대신 스토킹을 택한 것 뿐이다. 무엇이 되었든 자극적인 것이 필요하고 사람들에게 각인 시킬 무언가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디스패치의 사람들은 그렇게 당당할 수 있는 것이다. 어짜피 정글 같은 사회 속에서 좋든 나쁘든 사람들이 알아 봐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나 연예보도를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결론을 내보도록 하자. 사람들이 왜 김연아의 연애 보도에 디스패치에 뭇매를 가하는가? 그건 그 대상이 김연아기 때문이다. 그럼 디스패치는 전혀 나쁘지 않은 것인가? 아니다. 그들은 그 대상이 누구였든 좋지 못한 일을 했고, 혼이 나야 한다. 그렇게 되면 디스패치는 아주 사악한 집단인 것인가? 그건 아니다. 그들은 나름 연예계와 스포츠계 인물들의 취재를 통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을 친 것이며, 그렇게까지 안 하면 그냥 뭍혀 질 수 밖에 없기에 그렇게 했을 뿐이다. 결국 그들을 만들어낸 것은 대중이며 사회다.

 

전체적으로 이 모습을 봤을 때, 비록 김연아에 관련된 것이라 수 많은 사람들이 불끈하긴 했지만 이건 어쩌면, 대중들이 꼭 지켜주었으면 하는 상식의 선을 긋고 싶은 것의 욕구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김연아가 기폭제가 되어 대중들이 디스패치의 행위가 너무 했다고 질타하는 것 이라고 본다. 대중의 다수가 비록 현실에서 어쩔 수 없다며 디스패치와 같은 변명을 하며 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짚어보자.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식의 보도가 자제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이미 연예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그들이 이런 비난 한 두 번에 멈출 것 같은가? 욕 먹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대중은 조만간 잊을 것이라는 것을 그들도 나도 그리고 대중들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런 보도를 통해 욕을 먹어 이미지가 나빠졌겠지만 대중들이 그들을 스스로 찾아오게 되는 길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것이기에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 않으리라고 본다.

 

또한 디스패치가 회사 수익적인 부분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서면, 2의 디스패치가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만간 우리는 서양에서 그런 것처럼 수 많은 파파라치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연예인들을 흔하게 볼 수 있을 것이며, 그런 연예인들의 반응을 즐기는 대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말을 끄적거리는 나도 매우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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