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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스텔라 감상평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인터스텔라 감상평

무량수won 2014. 11. 6. 20:28

영화 예약을 하면서 한참 동안 멍해져 있었다. 인스텔라가 아니라 인터스텔라가 제목이었다니. 췟! 왜 그렇게 이해하고 기억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나도 모르게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매튜 맥커너히. "오!!! 베버리힐즈 아이들!!! 이 단어를 나와 같이 연상했다면 당신의 나이는 아마도... ㅋㅋㅋ" 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보니까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난 왜 이 사람을 그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의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던 것일까?? ㅡㅡ;; 내가 얼마나 요즘 그 동네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에 관심이 적었는지가 증명되는 것인가?


대부분 그렇겠지만 이 영화는 배우들 보고 보려 한 영화가 아니다.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 때문에 본 영화다. 나는 영화관에 들어가서 앤 해서웨이를 보고 "어? 눈에 익은 배우인데 누구였지?"라는 질문을 영화 끝날 때까지 하고 있었다. ㅡㅡ;; 물론 나처럼 영화를 본 사람이 많지는 않겠지만 크리스토퍼 놀란이란 감독 때문에 본 사람들은 많았을 것이라고 나름 확신(?) 할 수 있다. 물론 근거 있는 확신은 아니다.


음... 이 영화를 아직 못본 사람들을 위해서 말하자면, 다크나이트 같은 엄청난 포스는 없다는 것을 알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다고 화려하고 웅장한 영상이 안나오는 것은 아닌데, 그것과는 좀 지향하는 점이 달라보였다. 또한 두번째가 아닌 처음 보는 것이라면 어려운 과학 이론 따위는 생각하지 않고 보는 것을 추천한다. 과학 이론을 이렇게 저렇게 연결해서 보다보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칠 수가 있다.


여기서부터는 사람에 따라서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보고 싶다면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이야기 자체에는 엄청난 것이 없다. 오히려 좀 단순한 편인데, 황폐화된 지구에서 새로운 삶의 터전을 탐색하러 가는 우주인들의 이야기다. 그러다 블랙홀로 빨려들어가고 블랙홀에서 5차원의 세계를 만났다가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지구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5차원에 빠졌던 만큼 젊어져 있는 채로... 여기서 감안하고 봐야 하는 것이 바로 상대성 이론인데, 시간이라는 것이 어디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누군가는 빠르게 흘러가고 누군가는 느리게 흘러간다는 뭐 그런 이론이다. 이게 혀를 낼름 거리는 사진으로 유명한 아인슈타인 아저씨가 발표했다는 뭐 그런 이론이다. 이정도 상식이면 영화를 보는데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감독은 이야기의 시간을 주인공인 매튜 맥커너히에게 맞춰 데려간다. 그리고 그에 비해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을 경험하는 주변 배우들을 보여 줌으로 인해서 상대적 시간에 대해 영상으로 이야기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많은 것을 영상적인 표현으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처음 영화가 시작될 때는 그냥 일반적인 미국의 시골로 여겨지는 공간에서 시작되어서 황폐화 된 지구라는 사실을 모르고 보게 된다. 그 누구도 친절하게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그저 그 미국의 한 시골에 황사가 심하게 불어 닥친다. 농작물들이 잘 안자란다. 정도로 표현할 뿐이다. 물론 이야기 중반 쯤 가면 그게 지구가 황폐화 되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긴 하지만 그냥 그렇다 정도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누구의 잘못인지 따위는 설명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런 영상을 싫어한다면 많이 불편하고 지루할 수 있다.


한편 영화는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을 열심히 던진다. 그래서 주인공들이 그 좁은 우주선 안에서 제한된 자원의 활용에 대해 토론 하는 모습이 꽤 오래 그려진다. 그리고 그런 철학적인 질문은 마지막까지 이어진다.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나?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대의와 개인의 욕망 중에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직접적으로 이 질문들을 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런 저런 상황 속에서 어쩔수 없이 물어보게 되는 질문이 연계될 뿐이다.


내가 걱정(?) 되는 것은 나 같은 성향의 사람들은 재미나게 볼 수 있는 반면에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향의 사람이라면 굉장히 지루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영화는 앞에서 말한 것 처럼 많은 것을 영상으로 표현할 뿐 친절하게 등장인물들의 대화나 나래이션으로 설명하지도 않는다. 그 때문인지 영화가 끝나고 나가는 사람들 중엔 영화를 보다가 잤다고 이야기 한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이 영화가 대중적으로 대박 영화까지는 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 꺼리를 던져주는 영화로서 기록될만한 영화임에는 틀림 없다고본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몰라도 한국에서는 썩 좋은 성과를 얻지는 못할 것 같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매니아들이 좀 있기에 어느 정도는 선방은 하겠지만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장면을 명장면이라고 손 꼽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빙글 빙글 돌고 있는 우주 정거장에 도킹하기위해 주인공이 탄 우주선이 그 우주정거장의 속도에 맞춰 빙글빙글 돌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뭐랄까? "이 영화는 상대성이론을 위한 상대성이론에 관한 영화야!"라고 외치는 장면 같다는 느낌이랄까? 가만히 있는 내가 볼땐 빠르게 회전하는 우주정거장이지만 똑같은 속도로 회전해 버리면 결국 주변의 풍경이 돌뿐 우주정거장과 우주선은 그저 멈춰진 것과 같으니 말이다. 뭔가 어렵나? 맞다. 좀 어렵다. ^^;; 그래서 나도 꼭 한 번은 더 볼 생각이다.


결론을 다시 이야기 해야겠다. 놀란 감독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인 것만큼은 틀림없다. 단순한 영화를 원한다면, 다소 지루할 수있다. 과학상식이 많다면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영상에 감탄을 하면서 볼 수 있다. 까짓꺼 그딴 과학 상식 없어도 충분히 재미나게 볼 수는 있지만 말이다. 확실한 것은 한번만 보고 만족스러울 만한 영화는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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