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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 만들어낸 파생 댓글들에 대한 감상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토토가 만들어낸 파생 댓글들에 대한 감상

무량수won 2014. 12. 30. 14:15

사람들이 주목하는 꺼리들에 대해서 누군가의 말 혹은 글을 볼 때가 많다. 내 의지에 의해서든 혹은 타인의 의지에 의해서든 말이다. 요즘 대중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프로는 누가 뭐라해도 무한도전일 것이다. 단순히 시청률이 높아서가 아니다. 그 프로가 영향이 큰 이유는 방송에서 보여지는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대중들의 마음을 이리 저리 흔들고 있고, 행동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점으로 본다면 아이돌의 인기를 대중문화에 있어서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존재라는 설명도 가능해진다. 왜냐면 아이돌이 단순히 10대들을 중심으로한 팬덤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한도전도 사실상 20대 중반에서 부터 30대 중반이라는 연령대의 나름의 팬덤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돌도 그렇고 무한도전도 그렇고 해당 연령대 이외의 세대들도 어느 정도 주목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여하튼 이런 무한도전에서 토토가라는 프로를 방송했다. 토요일은 토요일은 가수다라는 제목의 방송은 제목으로도 알 수 있지만 90년대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방송이었다. 이 방송이 무한도전에서 크게 환호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누가 뭐라해도 주요 시청층의 추억을 건들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이에 대한 1차 방송(2014.12.27)이 나간 후에 여기저기서 글들이 올라오고 말들이 많아지고있다.


특히나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들이 포진한 공간에서는 이 프로에 관한 이야기나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기사나 이렇게 저렇게 아는 척하는 이들이 한 마디 툭툭 내던지고, 또 누군가는 이런 저런 철학을 곁들여 잘난 척하며 글을 끄적였을 것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좀 내가 동의하지 못하는 글이나 말은 좀 고깝게 보이고, 들리는 것이 사람이란 존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어떤 의도였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일단 내가 듣기에 거북하고 나와 생각이 다르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 말이다. 물론 여기에는 나도 해당된다. 내 블로그에 있는 정치, 경제, 사건 사고 등에 관한 글 다수가 그런 다른 생각에 대한 표현이었으니 말이다.


아래 보여 줄 트윗은 솔직히 말해 그냥 흘려버릴 트윗이다. 별거 아닌 트윗인데도 불구하고 화면을 갈무리해 온 이유는 이들의 트윗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다.


"나는 글을 쓴다면서 타인을 가르치려 하거나 내가 잘났음을 뽐내고 있지는 않았는가? 나는 나와 다른 생각으로 글을 표현한 이들에게 너무 과하게 몰아 붙이지 않았는가? 나는 항상 옳은가?"


물론 이 모든 생각은 내가 평소에 내 글을 보면서 경계하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아래 갈무리 된 트윗들을 보면서 이 사람 말도 맞고 저 사람 말도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특별히 그들의 글 중에 이상한 것은 없었다. 이들이 싸우는 듯이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서로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있을 뿐이다. 싸움은 타인의 잘못을 탓하고 물고 뜯고 따져야 하는데,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물고 뜯고 따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 첨부한 것은 웃자고(?) 넣은 것이지만 더불어 한마디 덧 붙일 것이 있어서 갈무리 해 온 것이다. 자세한 것은 글을 마무리하면서 끄적여보련다.


밑의 갈무리는 보기 편하게 하려고 일부러 위에서 아래로 읽을 수 있게 내가 재구성했다.







뭐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이 있듯이 철학 나부랭이로 글을 꾸미는 이들에게 반감이 심한 편이지만, 그래도 글쟁이들의 심정에 조금 더 공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같다. 이렇게 사람들이 글쟁이들 글에 반감이 심해지는 이유를 따지고 보면, 한국에서 비평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기 때문인 것도 한 몫 담당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비평의 장이자 대중과 비평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던 언론은 오래 전에 저물어갔고, 대중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대한민국의 포털은 그런 여론이 모이는 것을 정부차원에서 두려워하기에 제 기능을 발휘조차 못하고 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사실상 개개인의 스타성에 의존하고 있기에 다양한 글을 대중이 맞이할 수 있는 매체라 보기 어렵다. 다시말해 글쟁이들의 글 자체가 제대로 평가받고, 회자되는 공간이 많이 부족하고 새로운 글쟁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다양한 의견의 나오는 것에 대해 많이 낯설고 표현되는 방식의 고리타분함에 반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솔직히 고리타분한 형식으로 철학자 이야기 하지 않고, 잘난척 글을 써대지 않으면 대중들이 그 글쟁이를 전문가(?) 취급을 안해주는 것도 있다. ㅡㅡ;; 글쟁이들의 글을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은 것의 문제기도 하다. 글쟁이라고 표시해주는 공간이 없으니 글쟁이들 스스로 글쟁이임을 나타내야 하는데, 그 재료로 철학자 이야기가 자꾸 쓰여지는 것이다.


남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잘난척하며 글을 끄적이는 이들의 글이 대중에게 쉽게 노출되고 보여지는 것에 대해 나 스스로도 굉장히 비판적이면서 연민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런 그들의 글이 열악한 상황에서 누군가(?)의 입맛에 맞춰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대상이 대중이 되었든 그들에게 돈을 주는 회사의 간부든 말이다. 그래서 위에 갈무리 된 트윗들을 보면서 황희 정승의 일화처럼 "그래, 니 말도 맞고, 네 말도 맞다"라며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 트윗 모음을 통해서 사람들이 대한민국에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과 그들이 써낸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봤으면 다. 제대로 된 평론 혹은 비판의 장이 없는 이 시기에 말이다. 그리고 무조건 돈이 만들어져야 하고 돈이 만들어져야 살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 시대에 무엇을 이야기 하고 무엇을 비난해야 할까? 나는 어쩌면 대답하기 곤란하고 답 없어 보이는 이 문제를 누군가가 같이 곰곰히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올리는 것이다.



약속대로 마지막 트윗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덧 붙이자. 토토가에 나왔던 노래는 당시 어른들이라 지칭되던 기성세대들에게 매우 정신없는 이상한 노래였다. 그래서 당시 어른들은 이것도 노래냐며 툭툭 쏘아 붙이고 뭐라뭐라 하며 나무라기 바빴다. 하지만 그 노래를 즐겨듣던 그 시절 10대와 20대 초반에게 그 노래는 그들의 가슴 깊은 곳을 다독여주는 노래였다. 어른들이 이해 못하는 그 노래와 패션이 그 시절 그들에게는 자신을 표현하는 한 방법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어른들이 서태지의 등장 이후로 가요계가 병들어갔다고 비난해도 그들은 그들만의 문화를 즐겼고 나름대로 발전시켜나갔다.


이 이야기를 1990년대가 아닌 2014년으로 가져와 이야기해보자. 그렇게 어른들에게 비난 받았던 이들은 그들을 비난하던 세대가 되었고 "어른"이란 이름표를 달게 되었다. 그들은 다시 요즘 10대와 20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그들이 들었던 소리를 어느 구석에서 반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비판을 하면서 말이다. "멜로디가 반복되기만 하고 가사가 없으며, 노래같지도 않다." 뭔가 데쟈뷰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 토토가에 나왔던 노래가 이상하게 여겨졌던 어른들에게는 지금의 노래나 그 토토가 시절의 노래나 모두 마찬가지로 이상한 노래다. 그런데 그들은 종종 토토가에 나왔던 노래가 진짜 노래라고 하고 지금의 아이돌 노래는 노래가 아니라고 한다.


나는 결코 요즘 아이돌 노래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그들의 노래를 모두 즐겨 듣지는 않지만말이다. 보통 사람들은 요즘 10대들이 환호하는 아이돌의 노래가 그렇게 표현 되는 것은 단순히 예술가가 아닌 장사치들의 장단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것이 나쁜 것일까? 장사치가 장사를 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 물건을 사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다. 내 물건을 사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그건 장사치가 아니니 말이다. 다시 말해 요즘 아이돌의 음악은 단순히 장사치들의 농간이 아니라 그 물건을 구매하는 10대와 20대 초반의 마음을 읽어낸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설사 그것이 "어른"들이 듣기에 음악적 멜로디가 이상하고 가사도 의미없어서 기괴해 보일지라도 말이다.


이런 이해가 과거 "어른"들로 부터 비난받고 잔소리 들었던 세대들이 뒤 따라 오는 세대들에게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 지금 "어른"인 그들이 받았던 비난과 잔소리를 뒤따르는 아이들에게 그대로 해줄 것이 아니라 말이다. 혹시라도 그들의 문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이 들면, 그들 무조건 비난하고 잔소리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고 입장을 이해해 준 다음에 선택할 수 있는 다른 길들을 열어주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은 길을 선택해 권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다.



여기까지가 어쩌면 정말 쓸데없어 보이는 이 트윗들을 보면서 느낀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트윗들을 가지고 하고 싶었던 말이다. 그나저나 내가 이 긴 글을 왜 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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