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뉴스읽기) 마트에 대한 규제가 경제를 망치고 있을까?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뉴스읽기) 마트에 대한 규제가 경제를 망치고 있을까?

무량수won 2014. 12. 4. 11:34

겨우 한달에 두번 닫는 마트 규제가 나라 경제를 망친다고?


< 머니투데이 보도 >


위에 링크된 기사의 제목은 "마트 닫아도 시장 안가요 ... 소비자만 증발한 유통 규제의 함정"이다.


나는 이런 뉴스가 뜰 때마다 좀 화가 난다. 정말 이들이 말하는대로 마트에 대한 규제가 전통시장에 이로운 효과가 없을까 싶은 것 하나고 왜 그들은 마트를 더 세우지 못해서 안달일까 싶은 것 때문이다.


사실 마트가 한달에 이틀 닫는다고 마트 갈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찾지는 않는다. 기사에서 이야기 하는대로 마트 갈 사람들은 전통시장을 찾는 대신에 차라리 몰아살 것이다. 그래서 마트가 한달에 두번 닫는다고 전통시장이 과거같은 활력을 쉽게 찾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보자. 최소한 그 쉬는 날 하나라도 아쉬운 사람은 전통시장으로 향할 것이고, 어찌 되었든 전통시장을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것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미래에도 전통시장을 지켜야 한다면 반듯이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물건을 구입할 곳이 마트 뿐만이 아닌 시장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가 뜰 때마다 나오는 댓글들은 전통시장에 대한 불신과 불만들이 가득하다. 맞다. 그들은 불만을 토로할 만한다. 그동안 그랬고, 나름 변화한다면서 변화 따위 하지 않는 그런 시장들이 많이 있다. 그렇다고 마트가 쉬는 날을 없애버려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찾는 사람이 줄어든 시장은 어떻게든 변화를 시도할 것이고, 실제로 많은 시장들이 이런 저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물론 나를 비롯해 마트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기준에는 썩 맘에 들지 않을 정도로 미흡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전통시장은 왜 필요할까? 그건 경쟁 때문이다. 왜 대형 마트들이 지금 저렴하게 판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그리고 지금 저렴한 가격이 무었을 기준으로 어떻게 생긴 것이라고 보나? 우리는 외국에서는 저렴하고 국내만 들어오면 비싸지는 대기업 물건들 때문에 화가 나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저렴함 때문에 해외에서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겪으면서도 직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식으로 장사하는 대기업들이 가격 결정의 기준이 되고 경쟁(?)자인 전통시장이 사라진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아마 구구절절히 설명하지 않아도 예상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다. 좀 불편하고 마트에 비해 뭐하나 나아보이지 않아도 전통시장이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마트를 견제할 수 있는 지금 거의 유일한 상권이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동네에 있던 전통시장이 사라졌을 때, 골목 골목으로 진출할 대형 마트들의 작은 버전의 마트를 상상해보자. 그리고 그들이 취할 폭리를 생각해보자. 동네 빵집을 죽이던 그들의 위력과 그 무지막지함을 생각해보면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는 마트들 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이 가격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맞다. 당장 하루 이틀, 몇달 동안의 가격에는 옆 마트의 가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전통시장이 없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들만 경쟁한다면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이런 대형마트들의 독과점은 통신사들의 가격 경쟁을 보면 쉽게 설명되리라 본다. 수년째 소비자들이 쓸데없이 높아진 통신 요금을 내려달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1천원 내리면서 생색을 냈던 것이 통신 3사였다. 대형마트들만이 경쟁하는 세상에서 대기업들의 자회사인 대형마트들은 어떤 태도를 보일까? ㅡㅡ;;


당장 눈앞의 편함과 깔끔함 때문에 대형마트를 갈 수는 있다. 또한 백화점처럼 모아둔 덕에 쇼핑할 수 있는 동선이 짧아져 편한 쇼핑을 할 수 있다. 이런 이점 모두 포기하면서 전통시장을 가야한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대형마트들을 위해 제작된 기사에 "그래 그래 맞아 전통시장은 죽어야해"라는 식의 맞장구는 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굳이 내용을 다 읽지 않아도 기사는 "야 대형마트 좀 세워야 하니까 전통시장 살린다고 만들어놓은 규제 좀 치워봐"라는 문장이 뻔히 읽히는 기사에 대해서 호응을 하지는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흔히 이런 기사에서는 지금의 경제 침체를 모두 대형마트 규제 탓으로 돌린다. 근데 다들 알지 않나? 지금의 경제 침체가 대형마트의 규제탓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확대를 통해서 늘어난 저소득층의 증가 때문이란 사실 말이다. 부는 점점 상위의 몇명에게 몰리면서 하위의 다수에게는 착취하는 구조가 자꾸 경제의 악순환을 일으킨다는 사실 말이다. 젊은이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아이 낳는 것을 기피하는 이유기도 한 그 사실을 왜 모른척하고 대형마트를 규제해서 생긴 것처럼 이야기를 하나?


더불어 이런 기사에는 전통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 따위는 없다. 왜냐고? 전통시장을 죽여야 한다는 기사에 그들의 고통스런 이야기를 실어버리면 사람들이 "전통시장을 죽이자!"하는 구호를 외치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 유난히도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