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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문재인의 이승만, 박정희 묘역 참배가 실망스럽다

무량수won 2015. 2. 9. 14:14

실망스런 문재인의 이승만, 박정희 묘역참배


< YTN보도 >


문재인이 민주당의 새로운 대표가 되었다. 정확하게는 새정치민주연합이지만 속살은 민주당이니.. ㅡㅡ;; 근데 문제는 당대표가 되고 나서 첫 공식 행사로 이승만과 박정희 묘역에 참배를 간다는 것이다. 야당지지자들까지 외면한 전당대회의 이슈를 이렇게라도 만들어서 문재인이 대표가 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라면 성공했다고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말 그게 옳은 행동일까?


나름 문재인쪽은 변명이랍시고 한 이야기가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안을 수 있어야 통합이 된다"는 말이다. 굳이 풀이하자면 링크를 건 뉴스에서 전하 듯이 박근혜 쪽을 가해자로 규정짓고 투쟁을 하자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 문재인 대표는 대한민국의 통합을 위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근데 이렇게 말 하는 것이 정말 통합을 위한 행동일까?


통합을 원하고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표심을 얻어오고 싶다면 그들을 가해자로 규정할 것이 아니라 같이 살아가자는 구호가 들어갔어야 맞다. 참배는 하면서 적으로 간주한다는 것은 무슨 의도라고 봐야 하나? 이건 통합도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을 규탄하는 격렬한 투쟁의 시작도 아닌 최악의 패착이란 생각이 든다. 왜냐면 참배를 해도 박정희를 신으로 떠받드는 이들과 박근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문재인을 지지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의 이런 행동 때문에 진보라 불리우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꽤 반발을 하고 있다. 이건 당연한 반발이다. 왜냐면 이승만과 박정희는 역사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인정해서는 안될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승만과 박정희가 총 칼로 위협하던 시대를 민주화라는 단어 때문에 버텨온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이 대한민국에서 진보라 불리는 집단이다. 그런데 이승만과 박정희의 묘역에 당대표가 되자마자 그것도 새누리당 대표도 아닌 민주당 대표가 갔다는 것은 사실상 민주화를 버리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그래 많이 봐줘서 이야기 해보자. 뭐 당대표가 전 대통령의 묘역에 방문할 수는 있다. 까짓꺼 이미 죽은 사람들의 관짝에 대고 욕지거리 해봐야 나오는 것도 없으니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래도 말이다. 우선 순위가 있어야 했다. 민주당의 대표가 새로 선출되고하는 공식행사다. 다시말해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화를 위해서 몸바쳐 방패막이가 되었던 이들의 묘역을 찾아가서 인사하고난 후에 가는 것이 맞다. "내 정체성은 민주화의 의지를 이어 받는 것이다"라고 선포하고, "이미 죽은 사람들을 탓해서 무엇하겠소. 남은 삶 미워하지 말고 같이 대한민국을 잘 만들어봅시다." 라는 심정으로 갔어야 사리가 맞는 것이고 진보라 통칭되는 지지자들도 감싸주더라고 감싸줄꺼리가 생기는 것이다. 겉치례같은 행동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


정치라는 것이 나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감싸안는 것은 맞다. 그런 의도라면 문재인의 행동은 욕할꺼리가 없는 것처럼 보여진다. 허나 그렇다해도 일에는 순서가 있고, 명분이라는 것이 있다. 정치가 상대를 감싸안아도 명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를 감싸안으려다가 나를 도와줄 사람없어 낙동강 오리알처럼 덩그러니 넓다란 강 한 가운데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정치다. 좀 쓸데없어 보이지만 조선시대에 그렇게 명분싸움을 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럼 명분이란 뭔데 중요한 것일까? 명분은 다수를 설득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논리다. 특히나 진보라 칭해지는 사람들의 상당수는 이 명분 논리에 꽤 예민하다. 그래서 이들은 통합시키기가 어렵다. 각자의 생각과 각자의 논리가 확고한 이들이다보니 누군가가 "나를 따르라!" 했을 때 이들은 "우리가 왜 널 따라야 하냐!"라고 반문하기 때문이다. 만약 명확하고 확실한 논리를 제시한다면 앞서서 "나를 따르라!"라고 누군가 외치기 전에 "우리가 도와줄께 니가 선두에서라!"라고 말하는 것이 이들이다. 이건 문재인이 대통령 후보가 될 때 대중들이 지지를 보낸 이유며,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로 거론될 때 대중들이 지지를 보낸 이유다.




지금 안철수와 문재인이 인기가 없는 이유는 이런 명분을 제대로 지지자들에게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철학과 신념과 원칙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대선바람이 불때는 왜 그렇게 사람들이 지지했느냐고 물어볼 것이다. 왜일까? 당연하지 않은가? MB가 싫어서였지 문재인이 좋아서 혹은 안철수가 좋아서였을까? 물론 그들을 좋아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이 대선 후보로 아니 대선 스타로 떠올랐던 것은 반MB라는 커다란 시류를 대변해줄 몇 안되는 출구였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그들의 명분이었고 대선 때 안철수와 문재인이 부딧히기 전까지는 꽤 명분에 맞는 모습을 보였기에 가능했었다고 본다.


문재인이 당대표가 되고 이승만과 박정희 묘역을 간 것은 어쩌면 대선 이후 그와 안철수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수많은 장면 중에 하나로 소리 소문 없이 잊혀질 것이다. 또 대선의 시간이 오고 그들을 대체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결국 또 대안 없이 그들에게 많은 진보 지지자들이 투표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분노(?)섞인 잡담을 끄적거리는 것은 그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잊지말았으면 하는 바람이고, 팬클럽으로 정치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지금 문재인의 첫 공식행사를 보면 안철수 꼴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상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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