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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뉴스읽기) 분명 한글인데도 외국어 같은 한글들

무량수won 2015. 1. 26. 15:34

가끔 기자들이 오래 된 자료를 가지고 기사를 만들 때가 있다. 마땅한 기삿거리가 없을 때 하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이런 기사는 기사 숫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만들어진다. 아래 링크된 기사도 그런 유형이라고 보면 된다. 왜냐면 이 기사에서 숨기고 있지만 나름 탄탄한 근거라면서 집어 넣은 것이 현대경제연구원이 2010년도에 발표한 것이라서다. 2014년도 아니고 2013년도 아닌 2010년도 자료다. 까짓꺼 저런 연구가 많이 이뤄지는 것이 아닌지라 그나마 있는 것을 감사해 해야할 상황이긴 하지만 말이다. 더불어 이에 대한 특별한 이슈가 늘어나는 상황도 아닌지라 그냥 기사 숫자 늘리기 용으로 만들었다고 보여진다. 


< CBS 보도 >


처음엔 기사 내용을 재구성해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기사에 말이 안되는 문장과 논리가 뒤죽박죽 섞여있어서 포기했다. ㅡㅡ;;



일단 핵심을 전하면 다음과 같다. 핵심은 이제 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쓰자다.


특히 법조문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보험 약관이나 공공기관에서 만들어내는 문서는 중요한 것임에도 글도 어렵고 단어도 어려워 쉽게 읽을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손 꼽는다. 뿐만 아니라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의약품의 복용설명서와 잘못 사용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전자제품의 사용설명서의 경우에는 단어가 상대적으로 쉬움에도 불구하고 문장 자체가 잘못 쓰여있어 도통 무슨 말인지 모르게 만들어져 있다고 풀어낸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증거 자료 없어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다.


여기서 기자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와 이에 대한 대책으로 한글을 아껴 사용하자고 말한다. ㅡㅡ;; 뭔가 이상한가? 그렇다 기사글이 좀 이상하다. 한글을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고의 차이보다 제대로 글을 쓰지 못하고 사용하지 않는 것의 문제인데 "한글 사랑"이라는 엉뚱한 답안을 내놓은 것이다.


보통 이런 결론은 기사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나타나는데, 이런 결론으로 만드는 경우는 기사를 짜깁기한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국립국어연구원의 말을 집어넣는데, 중학교 수준의 단어들을 글을 써야 한다는 결말을 맺는다. 웃긴 사실은 기사를 자세히 보면 맨 처음 문장을 시작하면서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도 제대로 읽기 힘들다는 예를 넣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글이 어렵다 쉽다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글을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문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쓰여지는 글 문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나 중요한 문서로 취급되는 글에서 말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한글 사랑이 아니라 사회적인 운동이나 정부차원의 대책을 강구해야 됨을 강조해야한다. 기사를 자세히 보면 외국 사례를 가져오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말은 한글을 사랑하자는 식의 결말을 맺어버린 것이다. ㅡㅡ;;



더 재미난 것은 이 기사를 읽은 사람들의 반응이다. 아래 갈무리 된 해당 기사의 베스트 댓글을 보자.





기자가 문제와 핵심을 제대로 기사를 통해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에 베스트 댓글을 비롯해 수 많은 댓글이 보험사들의 장난질(?)에 화를 내고 있다. 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자들을 상대로 돈 빼먹으려고 약관을 어렵게 쓴다는 것을 주제로 떠들고 있다. 분명 제목으로도 보험 약관이 문제가 아니라 읽기 힘든 글이 넘쳐난다는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기사 제목은 "저 한국인 맞나요? 난독증 일으키는 대한민국"이었다.


물론 이와 다르게 핵심을 보는 사람도 있긴했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내가 이 댓글 중에가 가장 공감 하는 것은 전문용어 사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서 말을 빙빙 돌리는 이유는 법을 가지고 싸우게 될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 두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이유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실 위에 댓글을 쓴 사람의 의도는 기사글이 정말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기자가 표현한 것처럼 글을 엉망으로 썼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아마 반대는 첫줄에서 보여지는 강렬한 문장 때문에 악플로 여겨서 달린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이 댓글에 꽤 많은 동의를 하는 편이다. 이상한 글을 비난하는 기사가 그런 글과 별반 다른 것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 댓글을 동의보다는 꽤 많은 부분에서 내 생각과 다르기에 가져왔다. 글이 이상하게 꼬인다는 부분에서 원인으로 꼽은 것은 동의할 만하다. 문제는 둘째라면서 한 이야기다. 그는 법률 용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법률 용어의 순화라고 본다. 언젠가 내가 포스팅으로 법률 용어도 쉬워져야만 한다고 쓴 적이 있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에 예전 글을 링크 거는 것으로 대신하련다.



2009/12/12 - [잡담 및 답변] - 법, 그들만의 언어를 우리의 언어로 바꾸자!



만약 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면, 법률 용어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법으로 우리가 부당하게 대우 받았을 때 들이밀고 따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요즘 처럼 갑질이 시끌시끌할 때 더욱 더 이런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갑질을 쉽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갑질에 당하는 사람들이 법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 커서다. 


이런 이유로 법률 용어는 용어대로 쉽게 풀어써야 하고 법률을 통해 일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부당한 일에 대해서 법적으로 따질 수 있는 조항에 대한 설명과 해당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 많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사에서는 엉뚱한 결론을 냈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제대로 된 결론을 내자면, 한글에 대한 글쓰기 교육에 대한 전면적인 사회적인 토론이 필요하고 전문 용어를 대중들을 위한 용어로 바꿔 쓰거나 그렇게 쓰도록 노력하려는 사회적 분위기와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이야기에 제대로 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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