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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왔어요. 그리고 도시 어느 구석. 본문

잡담 및 답변

눈이 왔어요. 그리고 도시 어느 구석.

무량수won 2009. 12. 28. 10:00
참새
                      
                                  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글씨를 공부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 읽으며
두 발로는 글씨를 연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를 공부하여도
짹자 한자밖에는 더 못 쓰는걸.




왠지 가을 지난 마당에 있는 하이얀 종이는 눈으로 덮여있는 마당이 상상되었습니다.


어제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눈이 왔지요.


비록 그가 보았던 마당 대신에 주차장이 있고, 참새는 온데간데 없는 풍경이지만,

왠지 이 시가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하얀 눈이 쌓여있는 서울이란 도시 속 한 구석의 풍경.




이제 곧 해가 뜨고, 사람들이 일하러 나가면.

해님이 녹여주고, 사람들이 녹여서 곧 사라질 풍경.


그들이 없애 버리기 전에 슬며시 카메라로 담아 봅니다.


10년뒤 혹은 100년뒤에 윤동주의 이 시를 보고 나와 같은 생각하는 이가 있을까요?


그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어떤 풍경이 자리 잡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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