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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 본문

잡담 및 답변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

무량수won 2010. 11. 17. 15:42


얼마 전.

독서토론모임에서 나온 이야기중에,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겼었다. 책에 나왔던 이야기지만, 책의 저자는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묶어서 인식의 범위로서 구분하면서 이야기 했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자신의 시간은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시간이고 세계의 시간은 나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시간을 의미한다는 것이었다. 단어를 시간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이것은 인간사이의 관계에 관련된 이야기면서 공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하다. 중심에 시간이 있을뿐이다.



이것을 이야기 하면서 나는 뭐라고 말했느냐면,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은 전혀 다른 별개의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토론에 나온 참석자 한분이 잔잔한 호수에서 돌을 던지면 일어나는 파장과 같은 것으로 예를 들어줬는데, 어느정도 내가 생각한 것을 잘 표현할수 있는 비교였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무엇이냐면 물결의 파장은 그 끝이 있고 영향력의 차이가 일정해보인다는 점이 문제였다. 물의 파장으로 설명이 훌륭한 비유였지만 나는 이런 영향이 결코 규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끔 심리학이나 소설에서 인간의 행동이나 성격에 과거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과거가 현재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상당부분 영향을 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렇다고 과거를 가지고 미래의 행동까지 모두 예측할수 있다는 보장은 못하지만. 이 과거의 기억은 아주 오랜시간 잊혀져 있다가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그것은 개인에 따라서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반대로 당시에는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지만 금새 그사람의 기억속에서 사라지기도 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내가 말한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은 보이지 않는 어떤 것들에 의해서 모두 연결이 되어 있다는 주장이 된다. 그 연결이 상황에 따라서는 굵어져서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감지할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 연결이라는 것이 불규칙적이라서 그 참석자의 설명이 조금 어긋나 보였다.



왜 이런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나?

내가 문화라는 소재. 혹은 문화라는 것에 대한 관심을 두면서부터 생겨난 어떤 인식 때문이다. 이전에 문화컨텐츠와 관련된 글을 남긴적이 있는데, 누군가 문화를 생산하러면 이전의 문화에 대한 습득이나 접촉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문화라는 것은 다른 문화를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라는 생명체 자체가 비록 자신과 관련이 없어보여도 모두 어디에는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즉 문화에서 가졌던 생각을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입시킨 것이다. 그런 연유로 독서토론 자리에서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은 그저 서로 분리해서 볼만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던 것이다.



2010년의 겨울.

블로그를 돌아다니다가 죽음에 대한 글을 보았다. 누군가의 죽음 이야기.... 나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적은 이도 죽은 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 결국 아무 상관없는 사건의 나열이지만, 내가 그 글을 보고 생각했다는 것과 독서토론에서 나왔던 자신의 시간과 세계의 시간에 대한 것. 마지막으로 나 스스로도 인식 못하고 있는 기억에 대한 것이 어울려져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정말 아무 상관 없는 사건들이지만 나를 움직이는 어떤 동기를 부여하고, 굉장히 관계가 싶은 사건들은 나를 움직이지 못할때가 있다.


그러니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이 되어 있다고 주장할 수밖에. 가끔 나는 이것을 인연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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