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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나는 까칠한 블로거

무량수won 2011. 1. 7. 10:00


나는 블로거로서 수많은 팬을 지닌 혹은 짧은 시기동안 인기 블로거가 되기에는 굉장히 글러먹은 사람이다.

우선 나는 무작정 추천 따위 절대 하지 않는다. 내가 읽어보고 괜찮으면 추천 버튼을 누르고 별로다 싶으면 다 읽었어도 누르지 않는다. 아무리 서로간에 왕래가 많은 블로거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추천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그뿐인가? 안부 댓글도 달지 않는다. 어짜피 매일 왔다갔다 하는 블로그를 마치 부모님께 매일 문안인사 드리듯이 인사말을 남기고 와야 할까 싶었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그 글에 대한 다른 이들의 느낌을 듣고 싶어서 하는 것인데 느낌이 아닌 안부인사만 달랑 달고 가는 것은 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것만 이러면 괜찮은데, 주로 내가 선택한 사람들의 글만 집중적으로 읽는다. 가끔 읽을 꺼리가 너무 없다 싶으면 새로운 블로거를 찾아서 헤매는 일을 하지만 요즘은 마땅히 새로운 블로거를 발견하기 좋은 메타블로그가 없는지라 아주 간간히 찾아 다니고 있다.



그래도 이렇게 추가한 사람들의 글이라도 다 읽으면 다행일 것이다. 나는 여기에다가 내가 읽고 싶은 글만 읽는다. 아무리 매일 방문하는 블로그라라고 해도, 수 많은 댓글을 주고 받았다고 해도 내가 관심이 없다면 읽지 않는다. 내 블로그에 방문해서 댓글을 달아준 사람이라고 답방을 가거나 하는 일도 거의 없다. 가끔 어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글을 달아주었나 하는 궁금증에 찾아가는 경우는 있지만, 그곳에 내가 주목할 만한 글이 없다면 그냥 잊어버린다. 

진짜 이정도까지만 해도 괜찮을듯 한데, 여기에 덧붙여서 친분이 어느정도 생긴 블로거의 포스팅이라도 뭔가 아니다 싶으면 좀 아닌 것 같다고 댓글을 달아 버린다. 물론 시비를 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반대 입장의 댓글을 달면 아무리 조심하고 예의를 차린다고 해도 글쓴이는 기분이 상할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요즘은 나와 생각이 다르면 댓글을 잘 안다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싶으면 반박 댓글을 달고 나온다. ㅡㅡ;;


정말 이렇게 못된녀석이 있을까 싶다.


이렇게 혼자서 지랄맞게 블로그를 하면 될 것을 거기에다 쓸데 없이 여기저기 비판을 하고 다닌다. 어떤 특정부류에 대한 비판 혹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에 대한 비판, 각종 꺼리마다 비판을 한다. 물론 모든 것에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여하튼 왠만하면 비판을 한다. 내 블로그에 있는 글들의 제목들만 살펴봐도 알겠지만 누군가 혹은 무언가를 칭찬하는 글은 거의 없다. 가끔 책은 칭찬하는 경우가 있다. 뭐 이건 칭찬보다는 감탄에 가까운 것이긴 하지만...

그래서 누군가에게 미운털 좀 박혔을듯 싶다. ㅡㅡ;;  이글을 읽는 당신이 블로거로써 빠른 성정을 원하면 내가 한 행동의 반대로 하면 빠르게 그리고 확실하게 많은 이웃을 만들수 있다.


요렇게 행동해 놓고서는 또 누군가 내 블로그에 와서 내 글을 읽어주기를 바란다. 정말 사람들이 싫어할 짓만 하고나서 내가 나를 봐도 참 양심이 없어보일 때가 있다.


왜 이렇게 행동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것이다.

사실 나도 티스토리로 옮기고나서 열심히 이웃도 관리해보고, 묻지마 추천도 해보고, 무조건적인 찬성도 많이는 아니지만 해봤다. 그런데 이런 행동을 하면 할수록 내가 없어지는 것을 느꼈다.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는 내가 나로써 존재하기 위함이었는데, 현실도 아닌 블로그라는 공간에서까지 나를 숨기고 나를 감추고 살아야 하나 싶었다.

내가 아닌 이웃 블로거를 위한. 내가 아닌 보이지 않는 독자를 위한. 블로그가 정말 내가 원하던 블로그였던가? 남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것. 남들이 원하는 행동을 해주는 것. 그것이 내가 블로그를 하는 이유였던가?

결국 그렇게 할 바에는 블로그 따위 때려 치우는 것이 좋겠다고 결정을 했다. 내가 내가 아닌 것은 현실만으로도 족하고 반갑지 않은데, 싫으면서도 억지로 웃고 상대하는 것을 블로그에서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나일수 있도록 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나를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래서 내 멋대로 했다. 그랬더니 이웃은 많이 남지 않게되고, 방문자수도 그리 많이 늘지 않게 되었다. 당연히 베스트글이 되거나 내 글이 누군가에게 눈에 뜨일 확률도 엄청나게 떨어졌다. 나는 나를 찾았지만 많은 이웃과 구독자들을 잃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한 이런 짓들이 과연 잘한 것일까? 물론 이건 방문자수가 엄청나게 떨어지면 드는 생각이다. ㅡㅡ;;

마지막에 가서는 스스로 잘한 일이라 말한다. 만약 내가 블로그에서 내가 나일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되었다면, 블로그가 즐겁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블로그로 돈을 벌어보자는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던 것은 나와 블로그라는 관계 때문이었다. 그래서 내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글 청탁은 모두 내쳐버리고 내 솔직함을 담아내려 애를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자존심을 지키고 나니 기분은 좋은데 배가 좀 고프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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