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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이야기

꿈 이야기 1.

무량수won 2009. 7. 29. 16:24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낮.

오늘도 유난히 햇살이 뜨겁다. 어제 내 집에 방문한 사람들은 아직 꿈나라에 있다.

한밤 중에 이루어진 토론은 새벽까지 이어졌다. 차가운 산바람에 여름인데도 추위를 느끼자 다들 잠을 청하러 하나 둘씩 들어갔다.

이들 중에는 어제 처음 대면한 이도 있고, 꽤 오랜기간을 알고 지낸 이도 있다. 다들 신나게 떠들어보자라는 생각에 내가 사는 이 곳까지 달려와 주었다. 도시에서 느낄수 없는 푸르름. 넓은 시야는 그들에게 마음의 자유까지 선사한 듯 하다.

나는 이들과 학교를 만들 생각이다.

나와 이들은 각자가 서로의 선생이자 학생이 되는 것이다. 모두 각자 좋아하는 분야를 서로에게 가르쳐 주기 위해서 왔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부분을 상대에게 듣기 위해서 왔다. 각자 나름의 과정을 준비하고, 자료를 만들어왔다. 나를 제외한 이들은 도시에 사는 매우 바쁜 사람들이다.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자료 조사와 책은 내가 준비하기로 했다.

그들과 나는 똑같은 시간에 똑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렸다. 그리고 화면에 나타난 여러가지를 보았다. 가끔 나는 그들에게 자료에 관련된 것을 물어보기도 하고, 그들은 나에게 이런 것을 준비해 줄수 있는지를 물어봤다. 
그러나 나는 그들과는 다른 곳에 있다. 내 눈앞에 컴퓨터가 있지만 이 것을 제외하면, 이곳이 21세기인지 19세기인지 도저히 구분이 안갈 정도이다.

어떤 이가 이런 곳에서 교사 자격증도 없는 당신이 무슨 학교를 만들수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세상이 학교이고, 내가 배움을 느끼고 있다면 그 곳이 학교 입니다. 굳이 누군가 나에게 설교하지 않아도. 강압적으로 알아야 할 것을 주입하지 않아도. 내가 그를 보고 배울수 있다면 그는 나의 선생이고, 나의 보잘 것없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의 행동을 보고 뭔가를 배운다면 그들은 나의 학생인 것입니다.

그럼 도시에서 많은 돈을 벌면서 이것 저것을 배우는 자세로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굳이 왜 이런 시골에 와서 그러느냐고 반문을 했을때 나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그저 내가 앉아 있는 곳. 내가 잠자는 곳. 내가 움직이는 곳. 내가 자라난 곳이었던 도시가 나에 목을 조르고 있었습니다. 더 이상 내게 그 곳은 배움의 장이 아니라 나를 질식시키는 곳이 되었기에 이 곳으로 옮긴 것 뿐입니다. 저는 도시를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더 이상 내게 있어서 도시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 되었기 때문에 그 옷을 갈아 입었을 뿐입니다.


건너편 방에서 누군가 크게 하품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일어난 모양이다. 나는 그에게물 한잔을 건넸다. 오늘 그들은 다시 도시 속  삶으로 돌아가야한다. 이 햇살이 뜨거운 날 왠지 나는 그들에게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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