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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16일의 잡담. 정치적 성향과 종편.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2011년 12월 16일의 잡담. 정치적 성향과 종편.

무량수won 2011. 12. 16. 23:31



종편, 진보, 허지웅과 고재열.

종편은 나쁘다. 태생부터가 부적절했고, 과정도 부적절했다. 그리고 결국 신문과 분리될 수가 없는 태생적 약점도 가지고있다. 신문과 분리가 힘들다는 것은 기업에게 삥뜯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미디어랩 법"이 통과되면 어느 정도 해소가 될 것이라 하지만 그 영향은 적으리라. 신문으로 지금 하듯 기업 삥뜯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뿌리에 연결된 사주와 데스크, 그리고 기자까지 뻗어나가는 양분은 끊어질 수 없는 생태계다.

다시 말해 종편은 같은 뿌리에 몸통이 두개인 나무라는 것이다. 뿌리에 영양분이 되는 기업의 삥뜯기가 사라질 수는 없다.

내가 가장 싫어 하는 사람들은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지만,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도 꽤 많이 싫어라 한다. 누군가 스스로를 어느 쪽의 일원이라고 표방하기 시작했을 때, 다름을 향해 대다수가 "나와 다른 넌 적이다!" 라면서 달려들어서다. 모두 합치면 음... 결국 "다름을 다름으로 볼줄 모르는 사람들"로 표현이 될 것이다. 그래도 진보를 표방하는 이들의 상당수는 자신과 다른 이들과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된, 진보라 자칭하는 이들 중 하나였다고 하는 허지웅이란 글쟁이가 종편 영화 프로그램에 나선다고 한다. 앞서 말했지만 종편이 나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진보라 자처하는 이들은 종편을 "악"으로 규정했다. 이들과 협력하는 이들 또한 "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런 논리적 흐름 덕분에 진보쪽 글쟁이었던 허지웅은 변절한 "악"이 되었다.

여기에 고재열이 비난질에 참여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진보를 표방하는 글쟁이 중에 하나인 그가 허지웅을 비난한다고 해서 왠지 허지웅이 불쌍해졌다. 적의 적은 내편인건가 ㅡㅡ;;; 내가 고재열에게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남의 이야기는 듣지도, 들을 생각도 없는 꼴통 진보"다. 그는 수많은 자칭 보수들이 하듯 나와 같지 않으면 적이라는 태도를 보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정리하자면, 종편은 나쁜것이다. 거기에 스스로 진보를 칭하던 허지웅이 출연하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고재열 덕분에 왠지 불쌍해졌다. 뭐니이게. 


이 논쟁의 본질적인 질문은, 종편이 나쁘기 때문에 종편에 출연하는 이들을 나쁘다 규정지어야 하나?라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종편은 나쁘고 또 좋아질 기미가 없기 때문에 출연하는 것 또한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하겠다. 하지만 누군가 진보적 성향이 있다고 그 방송에 참여한다고 그들을 매도하고 욕하는 것은 더 나쁘다고 본다. 

특히나 허지웅이 "나 그동안 써놓은 진보적인 글들 모두 잘못 생각한 것이었어요!"라고 외치거나 혹은 엄청난 영향력있는 인물도 아니니 말이다. 리고 문득 드는 궁금증은 허지웅을 비난 하는 사람들 중 그동안 허지웅이 신문이나 잡지에 기고 하거나 혹은 쓴 책을 읽어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에 대한 것이다. 뭐 모두 읽지는 않더라도 "어... 허지웅이네?"라고 인식하면서 그의 글을 읽었던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경향신문. 

특별히 경향신문에 대한 이슈꺼리가 있어서 말하는 건 아니고... 음 그동안 가지고 있던 생각을 좀 써 놓으려고 한다. 하도 진보 진보 떠들길레 말이다. 내게 경향신문을 한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박쥐"라고 하고 싶다. 자신만의 색 없이 여기저기 여론의 흐름에 따라 달려가는 신문이랄까? 뭐 신문이 꼭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있을 이유는 없지만 그래도 자신 만의 독특한 색을 내야 하는데 경향신문은 그런게 없어보인다.

요즘 진보에 사람들이 몰렸다 싶으면 진보도 되었다가 보수에 사람들이 몰렸다 싶으면 보수가 되는 카멜레온 같은 신문이랄까? 그리고 지금 경향은 진보가 되었다. 카멜레온 같은 것이 경향의 색이려나?

뭐 그래도 보수쪽으로 갔을 때는 중도 보수인척을 하긴 했지만... ㅡㅡ;; 하긴 이제 모든 신문들이 신문을 팔아 유료구독자를 모으는 것보다 인터넷에서 사람들 낚는 것에 모두 열중하고있으니 이제 그게 무슨 소용이겠나. 




추가 : 2016.12.07 수정. 문법적 오류와 어색한 문장을 수정했다. 기본적인 글의 논조는 바뀌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서 보니 당시와 많이 달라진 것들이 좀 많이 생겼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의 삽질 덕에 공중파 방송의 신뢰도는 바닥을 찍었고, 손석희의 노력덕에 종편 중 하나인 JTBC는 최고의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그 덕에 다른 종편은 아직도 사람들이 욕해도 JTBC만큼은 사람들이 그전에 출연하던 공중파와 다르지 않게 본다. 더불어 글 쓸때는 그냥 진보를 표방하는 글쟁이였던 허지웅이 JTBC방송들을 통해 인기 연예인이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난 종편은 결국 없어져야할 방송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손석희가 종편을 변화시킨 것이 대단하지만, 과연 손석희가 떠난 JTBC가 손석희가 존재했던 방송국으로 남아있을 수 있을까? 아무리 손석희가 삼성을 열심히 공격하듯 보도한다 해도 뿌리가 삼성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아니던가. 더불어 JTBC의 근간이 된 중앙일보는 사주 홍석현을 위해서 말단 기자들이 조폭처럼 검찰에 출석하는 사주를 보고 인사하던 집단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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