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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은 "이명박은 머슴으로도 쓰지말아라" 라고 이야기 했을까?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정주영은 "이명박은 머슴으로도 쓰지말아라" 라고 이야기 했을까?

무량수won 2012. 3. 13. 19:21


정주영과 이명박을 말해주는 대표적인 문장이다.


이명박이 현대건설에서 엄청난 고속 승진으로 셀러리맨의 신화로 불리운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다. 때문에 요즘 흔히 쓰이는 이야기 중에는 이제는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아들 정몽준에게 "이명박은 머슴도 시키지 말아라"라고 회고록에서 전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은 내가 출처를 찾아서 검색을 했다.

우선 결론을 먼저 이야기 하면 해답을 찾지 못했다. 그럼에도 나름 의미가 있으리란 생각에 이렇게 포스팅을 해서 남겨둔다. 아!... 그리고 이야기의 출처를 찾아나서다가 이명박이 왜 신화가 되었는지 어떻게 된 것인지에 대한 밑그림도 얻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직접 취재한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미리 참고하기 바란다.
 


검색 시작!!

저 문장의 출처를 밝히기 위해 여러가지 단어를 사용했다. 핵심이 되는 정주영, 머슴, 이명박, 이 세가지 뿐만 아이라 자서전, 회고록 등등을 조합하고 따로 검색도 해봤다. 사용한 검색기는 구글과 네이버, 다음을 이용했다.

얼마나 열심히 얼마나 효율적으로 검색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는 없다. 우선 작업이 귀찮기 때문이다. ㅡㅡ;; 어찌되었든 지금까지 검색한 결과에 의하면, 이 이야기는 2009년 부터 인터넷 상에서 떠돌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2009년 이전에는 정주영과 머슴과 관련된 이야기는 정주영의 과거사 이야기와 정치인으로써 혹은 경영자로써 머슴으로 일하겠다는 식의 포부가 담긴 글 뿐이었다.

이 이야기는 정주영이 남긴 회고록이 출처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정주영이 출판한 책은 회고록 혹은 자서전은 1992년과 1998년에 발표된 것 두개 뿐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이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그 출처는 정주영의 회고록이 아니라 정주영과 가까웠던 사람의 인터뷰에서 인용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제는 내가 검색한 결과 나타난 것이 없다는 것.

여기서 내가 저 문장이 실제하는지 혹은 단순한 유언비어인지 확정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이유는 출처로 의심할 만한 인터뷰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언론사 몇 곳은 인터뷰가 삭제되어 구글 검색에서는 약간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볼수 없고, 몇개는 검색이 나오지만 제대로 확인 할 수가 없는 상태라 실제할 수도 있는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한글을 바탕으로 검색에 도움을 주는 사이트들의 특성상 인터넷에 올라온 모든 자료가 검색되지 않게 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순한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높다?

내가 검색한 결과에 의하면, 2009년에 이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했는데, 질문하는 사람들의 글은 간간히 검색 되지만 그 누구도 정확한 대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실제 이야기라는 것 보다 누군가의 유언비어가 떠도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에 무게를 두게 만들었다.

인터넷에서는 누군가가 출처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되면 출처가 확실한 유명한 이야기인 경우, 그에 대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이 꼭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문장은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제대로 된 출처를 알려주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이 이야기가 단순한 유언비어 중 하나일 것이라는 사실에 무게를 두는 또 다른 이유는 직원을 머슴으로 쓴다는 개념때문이다.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정주영과 머슴이란 단어는 꽤 유명하다. 왜냐하면, 정주영이 젊은 시절 머슴살이를 했었던 것과 총선에 나서면서 머슴처럼 일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하기 때문이다. 1992년 대선전에 발표되었던 유명한 자서전과 그가 뿌려댔던 만화, 거기에 대선후보로써 거쳤던 검증 등등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졌었다. 물론 지금의 20대들이라면 모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머슴이란 단어와 정주영이라는 인물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지만, 정주영이 다른 사람을 머슴으로 삼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을까에 대한 의문이 좀 들었다. 머슴일을 했던 사람이 자신들의 직원을 머슴으로 비하하는 식의 말을 했을까?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정주영 자신의 출신을 다 알고 있고, 정주영 스스로 그러한 과거를 자랑스레 이야기하는데 말이다.  

더불어 만약 이 이야기가 사실이었다면, 대선 당시에 MB신화에 찬물을 끼얻을 좋은 소재임에도 왜 등장하지 않았던 것일까에 대한 의문도 강하게 든다. 오히려 대선이 끝난 2009년에 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일까하는 점 때문이다.


유언비어라면 누가 퍼트리고 공감했을까?

만약 이 문장이 유언비어라면 이런 유언비어의 생성 원인이 궁금해 질 것이다. 과연 누가 어떤 생각에 무엇 때문에 만들었을까? 물론 정확한 사람을 지명해서 저 사람이 만들었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무리 유언비어라고 해도 사람들의 동감을 얻지 못하면, 퍼지지 못하는 법이니까. 

하지만 이 이야기를 만들었을 법한 사람과 초기에 동조했을 만한 사람들은 얼추 유추할 수 있다.  



직원 = 머슴 ??

그렇다면 대중들에게 머슴과 직원을 연결시키는 개념은 어디서 출발한 것일까? 그리고 왜 사람들의 호응을 얻은 것일까?이것도 정확하다 할 수 없지만, 네이버의 과거 신문보기 서비스를 이용해 머슴을 검색해보자. 특이하게 1997년 쯤 관련 기사가 급작스레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다.



왜 이렇게 늘었느냐면, 바로 한보그룹의 회장이 정치권과 비자금 때문에 연계되어 청문회를 받던 도중 "돈의 흐름을 주인이 아는 것이지 머슴이 어떻게 아냐"고 말했다는 일 때문이다. 당시 한보그룹이라는 대기업 회장이 자신 회사의 임원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동아일보가 속보로 전한 것과 그말이 사회적으로 여파가 있었는지 역시 동아일보 기사로 살펴보자.


 
얼마나 유행이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앞다투어 언론이 보도하고 사람들의 반응을 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꽤 유행이 되었던 듯 싶다.

머슴이라는 사회적 계급이 실질적으로 사라져버린 97년에 당당하게 사람들을 향해서 회사직원을 과거 사회적 계급을 들먹인 대기업 회장 덕분에 사회적인 파장이 일었던 것이다. 우스겟 소리로 술자리에서 주고 받을 수는 있는 말이었지만, 그것을 많은 국민들이 지며보던 청문회 자리에서 대기업 회장이 했기에 그 파장이 컸었다.


생성자와 초기 동조자 연령대를 추정하면...

이런 이유로 나는  "이명박은 머슴으로도 쓰지말아라" 라는 문장이 97년도 한보사태 때 회사원이었던 연령대의 사람이 만들어내고 그들이 쉽게 동조했으리라 추측한다. 왜냐하면 당사자(회사원)들이 느꼈을 모멸감(?)이 가장 컸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더욱 오래오래 기억을 할 테니까.


그래서 97년도에 이런 유행하는 말에 마음에 상처를 깊이 입었을 만한 나이라면, 지금(2012년)의 최소 30대 후반부터 60대 사이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2009년도 인터넷 적극 사용 연령대를 생각하면, 가장 확률이 높은 나이대는 30대 후반부터 40대 후반까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이 이야기가 대선이 끝난 2009년에 인터넷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유는 반(反)MB정서가 불붙기 시작하면서, MB가 만들어낸 신화가 허상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 할 만한 것이 필요했으리라 본다. 그렇다면, 그 신화가 시작된 현대의 정주영 회장이 MB를 펌하하는 것 만큼이나 효과적인 것이 어디 있었을까? 

실제로 현대건설에서 MB와 같이 근무했던 사람들의 뒷소리들에 대한 소문들도 솔솔 풍겨왔던 시기기도 하다. 신화의 진실여부를 떠나서 말이다. 


결론을 맺으면,

"이명박은 머슴으로도 쓰지말아라"는 반MB정서를 대변하는 존재하지 않는 유언비어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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