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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심해져만가는 인터넷 상의 편가르기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심해져만가는 인터넷 상의 편가르기

무량수won 2012. 12. 1. 12:11

편가르기...


인터넷을 돌아다니고, 내 블로그를 방문해서 댓글을 달아주는 사람들의 댓글을 유심히 살펴보면 어떤 특정한 패턴이 보이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그렇게 일정한 패턴을 보여주는 이들은 항상 나를 향해서 혹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서 욕을하고 특정 집단에 억지로 끼워넣으려는 행태을 보여주는 일이 잦다. 


내 블로그에 가장 많은 댓글이 달리는 글은 언제나 분쟁(?)의 소지가 있는 글들인 경우가 많다. 특히나 오래된 내 글에도 꾸준히 댓글이 달리는 것의 주된 주제는 민족주의에 관한 이야기다. 


난 언제나 민족주의의 허상을 깨려는 글을 적어왔고,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옹호적인 글을 써왔다. 천여개가 넘는 글중 그글은 2~3편 뿐이지만 그 글에 달리는 댓글의 양을 보면 마치 내 블로그의 절반의 지분이라도 소유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줄 때가 있다. 더불어 중요한 사실은 그렇게 내 글을 읽은 사람들 대부분은 나를 적으로 간주할 뿐이라는 사실이다. 


들고오는 자료들도 어찌나 한결같던지... 종종 내 블로그에 놀러오시는 Konn님이 말씀해주신 단체(다문화주의를 혐오하는 까페일원)들의 공작 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자료를 좀 업데이트를 하던가.... 에휴... 물론 이에 대한 정확한 증거가 없기에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ㅡㅡ;;


그런 무리들의 공격 방향이 요즘 조금씩 바뀌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외국인 노동자가 국내의 서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였지만 그것이 우원춘 사건으로 인해 인터넷 상에서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그 범주를 넓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옹호하는 이들에 대해서 욕을 하는 정도였지만, 지금은 다문화주의자라고 통칭하고 신자유주의, 대기업자본에 찌들은 노예 같은 경제적 분류부터 탈민족주의, 식민사상에 물들어버린 친일파 등의 역사적이고 사회적 분류까지 묶어서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다. 


거기에다가 종종 내가 남자라는 이유로 극마초주의에 빠진 녀석으로까지 이야기가 나온다. ㅡㅡ;; 더 재미난 사실은 이런 외국인 노동자 비난에 앞장서는 것은 극마초주의에 빠진 녀석들이 대다수라는 현실이다.  


그러면서 하는 비난은 다문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대기업 자본에 의해 이용되고 있고 민족적 정기를 흐트려뜨리려는 일본 식민사관에 사로잡힌 친일파들이라고 이야기 한다. 이런 비난은 그래서 다문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민족적 반역자로 처단해야 한다는 식의 궤변을 펼치기 마련이라 역사적인 모든 과오를 뒤집어 씌우는데 여념이 없다. 



내가 다문화에 대해서 옹호적인 글을 쓰긴 하지만 내 글에 상당 부분은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 거대 자본과 그 거대자본에 기생할 수 밖에 없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많다. 더불어 페미니즘까지는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옹호적인 글도 끄적거리는 글들이 있는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커뮤니티들을 돌아다니면서 다문화에 대한 옹호론을 펼치는 이들의 상당수는 나와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도 다문화를 옹호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니 옹호라기보단 무조건적인 비난을 자제하고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차별하지 말자는 이야기였지만 , 언제나 다문화 옹호론자로 나는 강제적으로 흘러들어가야만 했다. 


그들 눈에는 인권과 사람다움 보다는 나랑 뜻이 다르면 무조건 나쁜놈, 무조건 적이었기에 내 편이 아닌 이상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더불어 인터넷이란 공간이 언제나 사람의 전체를 혹은 그사람이 해왔던 이야기 모두를 살필수 있는 곳이 아니라. 순간의 이야기와 글, 그리고 말로써 판단 할 수밖에 없기에 그들이 더욱 쉽게 그런 편가르기에 동참하고 또 쉽게 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니콜라스 카라는 사람이 지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책이 있다. > 서평참고 <


이 책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익숙해지면서 점점 긴 글을 읽지 않게 되었고, 많은 정보를 보지만 깊이있는 정보를 습득하지 못하게 되버렸다고 이야기한다. 다소 어두운 인터넷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는데, 나는 그 보다는 좋은 면쪽을 보고 싶어서 반대로 그런 이들의 정보가 모여서 집단지성이 되고 그 집단지성으로 인해서 예전보다 더 대단한 지적인 성취를 가져올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앞서 말한 식대로 내가 쓴 단편적인 글을 통해서 적으로 몰아세우고, 자신과 뜻이 같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기보는 것보다 싸워야 할 상대로 인식하게되고 또 인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많이 아쉬워진다. 


어쩌면 내가 말한 집단지성의 장점 보다 니콜라스 카가 말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예가 더욱 극대화 되는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생각하던 그리고 내가 상상하던 집단지성이란 대다수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극히 적은 좋은 예는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리되지 못한 글을 이렇게 남겨두는 건, 요즘 내가 인터넷을 통해서 느끼는 것과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스케치가 필요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인간과 대중, 그리고 인터넷은 과연 어떻게 흘러가야 옳은 것이고 또 어떻게 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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