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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

헬기 사고는 특권층들의 무리한 요구가 만들었다

무량수won 2013. 11. 17. 08:41

삼성동 아이파크에 헬기가 충돌한 사고.


2013년 11월 16일에 벌어진 충격적인 이 사건은 아마 2013년 최악의 인재사건이 될 듯하다. 이 사건이 충격적일 수 밖에 없는 첫째 이유는 바로 도심 한가운데에서 그것도 강남이라는 서울의 상징적인 도시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헬기라는 아직은 한국에서 흔하지 않은 교통 수단이라는 점이며,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지금 잠실에 짓고 있는 123층 짜리 롯데의 빌딩과 성남의 공군 공항과의 연상으로 인한 두려움 때문이다. 


특히나 많은 사람들이 잠실에 신축 중인 롯데의 고층 빌딩을 우려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애초에 빌딩을 세우기 전에 공군과 안전상의 문제로 커다란 마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롯데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안전 때문에 거부하던 정부가 대뜸 태도를 바꾼 것은 이명박 정부의 노력(?) 덕분이다. 기업프렌들리라는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도 아닌 요상한 조합의 단어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헬기보다 속도도 빠르고 덩치가 큰 전투기가 주변 아파트 단지가 빽뺵한 곳에 들어선 고층 빌딩에 부딧쳤을 때 생길 여파에 더욱 두려워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나타난 9.11 테러때의 모양새가 한국에서도 벌어지지 않으리란 장담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진단이 나오겠지만, 나는 LG측의 해명보다 기장의 아들이 한 증언에 좀 더 무게를 실어주고 싶다.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 아들의 이야기기 때문이다. 반면 LG는 최대한 자신들의 잘못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해서 변명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의 말에 신뢰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연합뉴스의 인터뷰를 보면, 기장은 잠실쪽에 안개가 많으니 김포에 와서 타는 것이 낫다고 권유했고 높은 사람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잠실로 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사회 통념상 어떤 열악한 환경에서도 높은 사람들의 말은 곧 법이 되기 때문에 이 말은 꽤 높은 신뢰를 보내게 한다. 그래서 언론들의 보도를 이렇게 저렇게 살펴보면, 사실상 당일 잠실을 비롯한 강남지역의 안개가 위험할 정도로 많이 낀 사실은 관계자 모두 알고 있었지만 높은 사람 때문에 무리한 헬기 운용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기장의 판단 착오라고 보는 사람들도 간혹 있긴 한데, 우선 그런 판단 착오를 막기 위해서 부기장이란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기장의 이력에 대통령 전용 헬기를 몰던 사람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런 베테랑 기장이면 부기장도 만만치 않을 경력의 소유자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에 헬기 조종사가 많은 것도 아니고 LG쯤이나 되는 대기업에서 운용하는 헬기의 기장이라면 그정도 이력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에게 맡겨진 일이다. 게다가 높은 사람을 모시러 간다는 책임감도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판단 오류로의 추측은 많이 희박해 보인다. 



결국 이 사건도 사람들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2001년 올림픽 대교에서 조형물을 놓다가 추락한 헬기 사건 처럼 그저 사람들에게는 "아! 충격적이었지"정도의 단어로만 남을 것이다. 설사 그렇게 대중에게 잊혀질 것이라고 해도, 진상 규명이 되고 높은 사람들의 무리한 요구가 이 사건을 통해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21세기 특권층들의 무리한 요구"가 아닐까?



참고 기사 링크


사고 헬기 기장 아들의 인터뷰 
LG의 변명과 여전히 남는 의문

그동안의 헬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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