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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추적]문재인이 김종인에게 비례2번을 약속했나?

무량수won 2016. 3. 22. 12:16

"문재인이 김종인에게 비례 2번을 약속했다."


어제 인터넷을 떠돌던 이야기였다. 마치 괴담같은 이 이야기의 시작점은 서울신문이다. 서울신문의 제목만 보면, "제안"을 마치 문재인과 김종인 사이의 밀약이 된 듯이 강조되어 있. 그걸 국가걱정원쪽 쁘락치 같은 아이들이 밀약이 있었던 것처럼 뿌리고 있어서다. (참고로 서울신문은 종편신문들과 수준이 비슷하게 낮은 언론임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그럼 일단 기사를 살펴보자. 전체 기사의 흐름 파악을 위해서 기사 링크도 한번 클릭하는 것을 권한다.



> 서울신문 기사 링크 <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 이 기사에서 문재인과 김종인 사이의 비례2번 제안 이야기는 아주 작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기자가 어디까지 사실 확인을 했는지 모르지만, 마치 모든 사람들이 문재인이 김종인에게 비례2번을 제안 했던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서술했다. 갈무리된 사진으로 확인 가능하지만, 그가 끄적거린 글의 뉘앙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출처나 정보 제공자를 적지 않아도 될때 쓰는 뉘앙스다.


다들 알고 있다지만 그런 일은 그 누구도 알지 못했고, 문재인의 약속은 커녕 어떤 제안을 했다는 것 조차 그 어떤 뉴스보도에서도 볼 수 없는 이야기였다. 오히려 문재인이 김종인을 데려 올 때 분위기는 달랐다. 김종인이 스스로 비례는 커녕 경제 민주화라는 목적을 위해선 비상대책위원장 역할만 하고 정치권에서 빠질듯한 발언들을 일삼았다. 이것이 언론들이 끄적거린 글이었으며, 대다수 사람들이 이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였다.


김종인의 비례대표 2번 문제가 시끄러워 진 것도 바로 이런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이 없었다면, 김종인이 비례대표 2번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그 누구도 반발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이렇게 사람들이 김종인을 비판하고 언론들이 달려들어 김종인을 파렴치한으로 몰고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김종인을 대권후보라도 된듯이 부추기던 주류언론들이 하루아침에 파렴치한으로 만드는 것을 보면 황당해서 웃기지도 않지만 말이다. 내 생각 김종인이 삐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소위 주류언론이라 불리는 이들의 행위 때문인 것 같다.)



그럼 이쯤에서 궁금한 것이 생길 것이다. 그럼 왜 국가걱정원의 쁘락치 같은 아이들은 이 서울기사의 기괴한 소식을 오버해서 열심히 나르고 마치 밀약이 미리 된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것일까?


그건 문재인을 깍아내리기 위해서다. 다시 말해 "문재인과 김종인은 하나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서 김종인의 추락을 문재인의 추락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으로 봐야 한다. "니들이 좋아하는 문재인이 니들이 그렇게 싫어하는 김종인의 행위를 시킨 장본인이다!"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하나의 작업이라고 보면된다. 이런 저런 인터넷 커뮤니티와 채팅창에서 활개치는 녀석들의 행위는 이런 목표가 바탕이 된 것이다. 그러니 제안이 순식간에 밀약이 되는 마법이 발생하는 것이다.




자 그럼 다시 정리하자.


문재인은 김종인에게 비례2번을 약속했나?

아니다. 만약 약속을 했다면 김종인 스스로가 이야기 했거나, 문재인이 약속했음을 밝혔을 것이다. 3월 22일 현재 문재인의 인터뷰를 보면, 미리 약속된 것은 아님을 확인 할 수 있다. > 중앙일보 보도 <


서울신문 보도대로 문재인은 김종인에게 비례2번을 "제안"했나?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렇게 제안 했을 수도 있지만, 당시 어떤 언론도 문재인이 김종인에게 제안했던 것을 보도하지 않았다. 취재로 알 수 없었거나 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측해야 옳다.


누가 이런 이야기를 퍼나르나?

일단 보수라 자처하는 이들이 문재인과 김종인을 동시에 깍아내리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 행위가 국정원에서 돈주고 시키는 알바의 짓인지, 국방부 사이버 팀에서 하는 짓꺼리인지, 혹은 일베쪽 아이들의 자발적인 인터넷 유저 도발용인지는 확실하지는 않다. 그저 확실한 것은 이것이 사실에 근거한 말이나 기사가 아니라 어떻게든 문재인을 깍아내리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기사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식으로 끄적거리는 것이고, 그걸 퍼나르는 아이들은 마치 사실인냥 호도하는 것이다. 그러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순진한 사람들이 이들에게 낚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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