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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이후

무량수won 2016. 4. 16. 14:37




20대 총선이 끝나고 관람 후기를 쓰려고 했는데, 장황하게 쓰고 보니 여기저기서 누군가가 했던 이야기의 반복인지라 몇번을 썼던 것들을 지웠다. 그래서 나만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어떻게 쓸까 고민했다. 그래서 이번 총선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많이 짚어주지 않는 것을 이야기 해보려고한다.


뭐냐면, 이번 총선이 사실상 세대별로 표심이 갈라짐이 뚜렸하게 나타난 선거라는 점이다. 이걸 정확하게 증명하려면 원래 각지역별 거주자 연령대와 투표 성향 같은 데이터를 같이 놓고 봐야 한다. 하지만 워낙에 귀찮은 관계로 그건 생략하기로 하련다. 아마 몇달 지나면 정치 관련 학문하는 친구들이 열심히 분석해서 데이터를 만들어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럴 사람들이 없으려나? ㅜㅜ



내가 이번 총선을 세대별로 표심이 나뉘었다고 보는 이유는 바로 더민주당의 외침이 호남에서 먹히지 않아서다. 인터넷 곳곳에서 호남 사람들이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두 국민의당으로 갔는데 호남사람들이 뽑아준 것을 의아해 했다. 그리고 그 모순된 호남 사람들의 행동을 비난하면서 총선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 곳곳에서 분쟁이 일어났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연령대가 어떻게 되는지를 봐야 한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도 알아야 한다.


호남홀대론이 호남에서 먹혀왔던 이유는 호남에 마땅한 일자리가 많지 않아서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서울로 떠나고 부산으로 떠나는 등 대도시로만 떠났다. 요 몇년새에 반짝하고 전주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긴 하지만 그외에 전북이나 전남하면 떠오르는 산업이란 것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면 답은 금방 나오리라 본다. 이는 다시 말해 호남엔 젊은 이들의 비율이 매우 적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젊은이란 한참 일자리를 구하거나 일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호남의 표심은 종편이 만들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건 타당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종편이 이번 총선에서 주로 했던 작업이 안철수 띄우기와 더민주당 죽이기였다. 인터넷에선 안철수의 안티가 급격하게 늘어 안철수만 나오면 이리저리 씹고 뜯기 바빴지만, 호남 지역의 나이든 투표권자들의 정보는 종편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보니 안철수를 새로운 정치를 할 인물로 여기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생기는 의문이 있다. 왜 수도권에선 그런 안철수 바람이 먹히지 않은 것일까? 간단하다. 서울이나 수도권지역은 거리상으로 심리적으로나 종편을 보는 높은 연령대의 어르신들이 아주 젊은 자식들과의 소통이 원할했기 때문으로 풀이하면 좋을듯 하다. 다시말해 종편에서 이러쿵 저러쿵해도 자식들이 들려주는 정보에 의해서 안철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종편의 여파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라 수도권의 비례표도 상당수 국민의당이 가져갔던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지역적 투표성향은 금이 가기 시작했고, 젊은 사람들의 비중이 큰 부산을 중심으로 몇몇 지역구에선 새누리당 이라고 무조건 당선되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또한 그 영향력은 이미 부산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변화가 말하는 것은 결국 이제 동서로 갈린 지역적 투표성향이 나이대별로 갈리고 있다고 나는 판단한다. 특히 민주화 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이끌었던 흔히 말하는 486세대가 있는 50대가 세대별 표심 변화의 중심 축이 되고 있다고 본다. 물론 이번 총선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실패에 있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나도 그엔 동조한다. 다만 거기에 덧붙여 새로운 세대들의 투표 성향이 영향을 미친 것도 크다고 본다. 영어단어로 말하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된 결과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를 바라보자면, 새누리의 과반이 무너진 20대 국회 이후에 새누리당은 사실상 제3당으로 추락하리라 본다. 물론 이건 다음 대선에서 야권쪽 인사가 대통령이 된다는 가정하에 이뤄질 수 밖에 없는 매우 제한적인 추측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대별 투표 성향의 여파로 인해 설사 다음 대선에서 야권이 놓친다고 해도 새누리당의 몰락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되리라고 본다.


특히나 종편과 공중파 방송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20~30대들이 10년 뒤에 30~40대를 이루게 된다고 보면, 종편과 공중파를 가지고 장난질 치는 지금의 새누리당 무리들은 사실상 무능력한 할배들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더불어 그들을 이끌 혹은 중간에서 오락가락하는 민심을 잡을 유능하고 논리적인 논객이 확보되지 못한 새누리당 무리에게 있어서 미래란 사실상 없다고 봐야한다. 실제로 자칭 보수라면서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은 모두 더민주나 정의당에 가있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도 하다.


이 미래 예상의 변수는 유승민이다. 유승민을 중심으로하는 변화하는 보수 바람이 크게 일어나서 새누리당이 변신을 제대로 한다면, 내가 추측하는 이런 미래는 그려지진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의 구성원들에게 유승민은 아마 더민주당 스파이로 여겨질 것이다. 만약 유승민이 새누리당에서 이런식으로 계속 배척된다면, 유승민도 손학규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만약에 새누리당이 사라진다면 정치권은 어떻게 변할까? 지금의 새누리당이 쥐고 흔들고 있는 모든 대한민국의 파워는 그대로 더불어 민주당 세력들이 흡수할 가능성이 높고, 지금이 야당세력 역할을 과거부터 꾸준히 노동운동의 계보를 잇고 있는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 등이 꿰어 찰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내 이런 상상은 굉장히 이상적이고 꿈만 같은 이야기긴 하지만, 20대 총선의 결과가 세대별 표심의 분화가 맞다면 그저 꿈만 같은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 확실한 사실은 많이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분명 변하고 있고, 그 변화는 20대 총선으로 인해서 좋은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이후 지금까지 새누리당의 집권은 이런 변화에 겁먹은 기득권 노년층들의 마지막 영향력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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