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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겟은 카카오뱅크인가? 아니면 20대 대출자인가? 본문

잡담 및 답변/시사잡담

타겟은 카카오뱅크인가? 아니면 20대 대출자인가?

무량수won 2017. 8. 16. 09:46




반성하고 노력한다고는 하나 아직도 개판인 SBS 기사.


요즘 그나마 애정(?)이란게 생겨서 간단한 비판글을 쓰련다. 기사는 카카오뱅크에 관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돌풍으로 인해 생기는 여파를 추적해 쓰여진 추적 기사인데, 문제는 이들이 제목으로 뽑은 것과 기사를 쓴 이유다.


제목 : '카카오뱅크 대출'에 몰린 20대


이 제목으로 무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 생각엔'카카오뱅크 때문에 젊은 애들이 무분별하게 대출을 신청하고 있다'를 말하고 싶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면서 자료로 카카오 뱅크의 대출 서비스를 신청한 사람들 중 20대의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다른 대출 서비스나 다른 은행에서 20대의 대출 비율이 어떤지에 대한 것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건 그저 자료 하나 떡 하나 받아서 "대충" 쓴 기사라는 뜻이다.


이런 엉터리 분석(?)을 하는 기사는 보통 기자 혼자서 기사꼭지를 하루에 3~4개씩 채워 넣어야 하는 중소언론사의 기자들이 하는 짓꺼리인데, SBS가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기에 기사쓰기 귀찮은 것 정도는 이해한다. 근데 그 귀찮은 짓을 대신한다는 이유로 많은 월급을 받는 것이 대형언론사의 기자들이고, 그만큼 많은 인원들이 달려들고 도와줄 수 있는 구조와 인원을 가진게 이런 회사들 아니었나? 인터넷 찌라시도 아니고 SBS만큼 큰 회사에서, 그것도 메인이라 칭하는 8시 뉴스에 떡하니 보도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한국 언론들은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 카카오뱅크 대출에 20대의 비중이 높을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이 높고 친숙해서다. 카카오라는 이름 자체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더 익숙하고 그곳에서 편하게 대출을 해주니 돈이 필요한 이들이 쉽게 대출을 해가는 것이다. 링크된 유튜브 댓글에선 20대를 비난하고 있는 댓글이 많이 달렸지만, 20대라고 급한돈이 필요한 일이 없겠는가. 저마다의 사정이 있고 이유가 있는 법이다. 이 지표 달랑 하나가지고 '어린 것들이...'라며 비난할 이유는 없다. 아 물론 기사에선 20대가 상환률이 떨어진다는 지표도 내놓고 있다. 그런데 그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안정된 직장을 가진 이들이 제일 적은 연령대가 20대란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니 말이다. 안정된 수입이 없는 사람은 상환비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기존 금융권에서도 안정된 직장이 없는 이들에게 대출을 잘 안해주는 것이고. ㅡㅡ;;


만약 SBS가 20대가 하는 대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찝어내고 싶었다면, 기사는 왜 그들이 대출을 해야하는지에 집중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기사는 "카카오뱅크에 20대들의 대출 비율이 높다"란 사실 하나만을 가지고 '어린 놈의 새키들이 쉽게 빌려주니 대출 막하고 문제네 문제야' 정도의 꼰대적 발상으로만 접근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접근방식은 어떤 수준이냐면, 폭생사건이 발생했을 때, 해당 가해자의 컴퓨터에 누구나 하고 있는 전투 게임이 있다는 이유로 폭행사건의 원인을 게임으로 몰고가는 것과 같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꼰대적 마인드를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기자라면, 꼰대짓을 하더라도 그에 어울리는 증거와 자료를 들고와서 꼰대짓을 해야 마땅하다. 비교자료 하나 없이 카카오뱅크에서 내어준 자료 달랑 하나를 가지고 타겟이 20대의 젊은이들인지, 새로 생긴 카카오뱅크인지 모를 모호한 공격으로 어물쩡 넘어가는 것은 언론이 해서는 안될 일이다.




추가 : JTBC도 똑같이 받아써 뉴스를 보도했다 ㅡㅡ;;;


2017.08.28 >뉴스룸 보도 링크<


더 하고 싶은 말은 딱히 없다. 그저 JTBC도 SBS처럼 단신의 경우 같은 곳에서 뉴스를 받아 쓰고 자빠졌다는 것이고, 그 단신 뉴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번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컨테이너 집 문제를 다룰 때, 누가봐도 노룩취재(직접 취재하지 않고 검색만으로 기사쓰는 행위)인데도 걸러내지 못했던 것 처럼 말이다.


현재 모든 언론사들이 연합뉴스의 단신에 의지해 "보도"만 하고 있는 이 상황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라지지 않을 문제다. 직접 취재가 불가능하다면 보도를 하지 말고, 최소한 받아 써야 하는 기사라면 데스크에서 걸러내기라도 좀 열심히 해라. 데스크의 존재가 단순히 '선배질'하고 '꼰대질'하는 자리는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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