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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드라마 내용을 알 수 있어요.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제목만 봐도 드라마 내용을 알 수 있어요.

무량수won 2010. 4. 29. 11:56
드라마 관련 포스팅이 넘쳐나는 시간에 살고 있다.

예전에도 드라마 관련 포스팅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지금처럼 많이 눈에 띄었던가 싶을 정도 많다. 드라마에 대한 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반증이 된다. 그것이 좋은 평이든 나쁜 평이든 말이다.



블로그라는 곳의 특성상 사람들을 유혹하는 장치 하나쯤 생각 안 할 수는 없다. 블로그라는 공간이 신경을 안쓴다고 해도 신경을 쓸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방문자 수이니까. 가령 평소에 내가 재미있어 하는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하자.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으니 역사에 관해서 글을 주욱~ 써내려간다. 과연 몇명이나 방문해주고 몇명이나 내 글에 댓글을 달아줄까?


만약 역사와 같이 고지식한 느낌의 주제라면 하루에 2~3명의 방문을 받을수 밖에 없다. 그 방문도 검색이 아니면 만나보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것이 드라마에 관련된 포스팅이라면?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다가 그 드라마가 요즘 방영되고 있고,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다면?
방문자수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평균 하루 방문자수가 10명도 안되던 블로그에 기본 200명의 유입을 메타블로그를 통해서 가져올 수가 있으니 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 아닐수 있겠는가? 거기에다가 운좋게 글이 베스트라도 뽑히면 하루에 만명은 거뜬히 다음쪽에서 책임을 져줄 것이다.
때에 따라서는 만명이 안될수도 있다. ㅡㅡa



이렇게 달콤한 사탕을 앞에두고 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드라마 포스팅 자체에 대한 문제냐고?




아니다. 드라마 포스팅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글의 깊이와 이야기의 책임은 온전히 블로거에게 있는 것이니까. 내가 말하고 싶은 문제는 그 많은 드라마 리뷰 블로거들이 앞 다투어 사람들을 유혹하기 위해서 내걸어 두는 제목에 있다.


메타블로그라는 공간의 특징은 여기저기서 많은 글을 긁어 모으는 것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내가 발행하는 글은 다른 글들과 경쟁을 해야만 한다. 내 글이 다른 사람들의 글보다 더 돋보이기 위해서 할 일. 그건 바로 제목을 가지고 하는 일이다. 제목에 따로 효과를 줄수 없으니 제목의 내용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만 한다.

블로그에 드라마 관련 글을 보러 오는 사람들의 대다수 특징은 자신의 감상을 다른 누군가의 글로 확인 받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블로그에 실리는 글의 내용엔 드라마의 내용이 엄청나게 포함될 수밖에 없다. 뭐 이 정도는 피해 갈 수가 있다.  어느 정도 표시만 해준다면 말이다.

그런데 이런 특징 때문에 요즘은 제목을 통해서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다. 가끔 우스겟 소리로 하는 옛날 이야기 중에 "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 " 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반전에 대한 혹은 뒷 내용에 대한 흥미를 떨어 뜨리는 스포일러라고 하는데, 이런 일이 메타블로그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바로 드라마 리뷰 블로거들이 내용을 제목에 걸어 둠으로 인해서 발생되는 일이다.

안다. 당신들이 얼마나 방문자 수에 목이 말라가는지를... 나도 블로거이고, 가끔 그 방문자 수 때문에 신경을 쓰기도한다. 그래도 내용을 떡하니 제목으로 뽑아 놓는 것은 좀 너무 하지 않은가? 당신과 수많은 사람들이야 드라마를 재미나게 보고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지만 누구나 보게 되는 제목에서 그러는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가?

뭐 그 드라마에 관심이 없다면 제목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별 상관은 없다. 그냥 어 저 드라마 내용이 저렇게 가는 건가 보구나 추측 정도만 하고 넘어갈 수  있을 테니까. 그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지 않았으니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 모를 것이다. 하지만 그 드라마를 보는 것을 놓쳐서 다음날 보아야 하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 줄수는 없는 것일까?



뭐? 대다수가 본 것이니까 상관이 없다고?




블로그라는 공간에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상관이 없기는 하다. 당신이 뽑아 놓은 제목이 드라마의 내용을 전달한다 해도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니까 내가 간섭하고 뭐라 할 꺼리는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말이다. 블로그라는 공간이 당신 혼자만 재미있자고 만들어진 공간은 아니지 않은가? 최소한의 예의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누군가와 인터넷을 통해서 주고 받는 소통의 공간이다. 블로그에 들어와서 혼자 떠든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누군가와 떠들기 위한 공간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주고 받을 생각이 없다면, 블로그가 아닌 문서파일에다가 당신의 글을 남겨야 한다. 그래야 불특정 다수가 당신의 글을 보지않을 테니 말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언가를 하기 전에 조금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해 줄수는 없는 것일까? 그것이 블로그든 어디든 말이다.

열심히 드라마를 보는 도중에 하루 놓쳤는데, 당신들 덕분에 제목으로 내용을 모두 알아버리면 드라마가 너무 재미 없어지는 나같은 사람도 있단 말이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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