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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소극적이고 괴짜스런 블로거 무량수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소극적이고 괴짜스런 블로거 무량수

무량수won 2010. 8. 18. 20:47





블로그를 티스토리로 옮기면서 처음에는 꽤나 적극적이었다. 사실 나도 놀랄 정도로 열심히 다른 블로거의 블로그를 돌아다니고 댓글도 달고다녔다.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다보니 다른 의견을 달아두면 시비거는 줄알고 기분 나쁘다고 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블로그라는 것이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아무리 좋은 의도로 글을 쓴다고 해도 읽는 사람에 따라서 아무리 좋은 의도로 차근차근 설명하는 글을 써도 시비거는 것으로 밖에 안보일 수가 있다. 거기에다가 워낙에 살아온 인생이 바르지 못한지라 글에서도 삐딱함이 무지하게 녹아 있다. 때문에 나름 열심히 웃는 이모티콘 ^^ 과 ㅋㅋㅋ 같은 것을 섞어서 댓글을 남기지만 글 자체에서 풍겨오는 것은 어쩔수 없었다. ㅜㅜ

그렇게 열심히 블로그를 하다가 점점 멀어지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잠시 일을 하면서였다. 일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일이 끝나면 하루가 다 피곤하다고 할까? 블로그까지 돌볼 여유따위는 점점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멀어지더니 일이 모두 끝나고 다시 시간이 많이 남아돌아도 다시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하기에는 벅찼다. 육체적으로 벅찼던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그랬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글이 아무리 엉망이라고 해도 열심히 썼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글을 발행했다. 그리고 댓글을 다는데 주저함 없이 적극적이었는데, 점점 내 글이 창피해지고 댓글 조차 엉망진창으로 보였다. 똑같은 엉망진창인데, 너무나 창피했다고 할까? 마치 예전에는 옷하다 없이 다녀도 창피한줄 모르고 다니던 꼬마아이 같았다면, 이후로는 옷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 다니는 것이 너무 창피한 어른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다.

이런 비유를 한다고 해서 모든 블로거들이 이런 과정을 겪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글에 창피함이 이와 같았다는 것 뿐이다. 그에 더해서 다른 블로그를 방문하는 핵심 도구로 사용하던 믹시라는 곳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이후 다음뷰로 건너왔지만 아직도 믹시가 그립다. ㅜㅜ 아 물론 믹시를 만들었던 분이 올포스트라는 것을 만들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좀 지켜보는 중이다.



그렇게 소극적으로 변하자 내 주변에 모든 것들이 좀 귀찮게 느껴졌다. 그렇게 열심히 읽었던 책도 읽지 않게 되었다. 그 덕에 한달에 10만원 이상씩 나가던 돈이 줄고 더 이상 자그마한 내 방에 책 때문에 불편했던 일은 심해지지 않았다. 그에 따라서 포스팅되는 글도 엄청 줄어들었다. 글을 써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 지우기 일쑤였다. 글을 잘 쓰지 않으니 내가 어떤 것이 문제인지 생각하는 것도 하지 않게 되었고, 점점 다른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8월이 되어서 조금씩 블로그에 글을 열심히 올리고 있는데 아직도 예전 같지는 못하다. 이렇게 나마 조금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혼자서의 발버둥의 성공(?)했다고 나 스스로 추측 하고 있다.

이전에는 달지 않았던 광고를 달아 두었고, 블로그의 배경화면과 첫화면을 새롭게 꾸몄다. 그래봐야 기본이 되는 색들을 바꾸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꽤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 때문에 조금은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나는 소극적인 블로거다. 정확히 말하면 소극적이면서 괴짜인 것이다.

자주 방문한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지만, 나는 다른 블로그에 잘 방문하지 않는다. 다음 뷰를 이용해 꾸준히 구독 시켜놓은 사람들의 글을 살펴보지만 제목에서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면 절대 읽지 않는다. 제목의 재미보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야가 나와 맞는가 맞지 않는가에 대한 것이다. 그러면 구독시켜놓은 사람들 말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찾아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할 것이다. 물론 살펴는 본다. 아주 가끔. 개인적으로 너무 인기 위주의 글만 앞서 배치되기 때문에 좀 거부감이 있어서 그렇다.

그 외에 자주 살펴보는 블로거는 오른쪽에 있는 링크걸린 사이트와 블로거들이 있다. 이분들 중에 대다수는 나를 추가 하지도 않았고, 내가 누군지도 모른다. 그래서 섭섭하냐고? 아니 별로 그렇지 않다. 내가 아무리 그들의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도 내 블로그에 그들의 관심에 맞는 글이 없다면 찾아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설프게 방문해서 포스팅과 관련 없는 이야기를 하고 매일 같은 안부 댓글만 달고 나가는 것이 나에게는 더 기분 나쁘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도 다른 사람들의 블로그를 갈때면 똑같이 행동한다. 내가 관심이 있는 이야기에만 댓글을 달고, 안부성 댓글은 거의 달지 않는다. 안부는 방명록에 적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물론 이런 블로거간에 예의는 개인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다. 내가 이렇다고 남들고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나의 이런 성향을 잘 받아줘서 이야기가 통하면 친밀한 블로거가 되는 것이고, 맞지 않는 다면 그저 머나먼 블로거가 될 뿐이다.

그래서 사실 나는 나와 자주 교류를 하는 블로거분들께 매우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나같은 괴짜와 어울린다는 것이 참 쉽지 않은데 같이 놀아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




소극적인 블로거의 장점은 자기 마음대로 할수 있다는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해도 눈치 안보고 이것 저것 할 수가 있다. 어짜피 많은 사람이 보는 것도 아니니까. ^^;; 문제는 유명 블로거가 되기 힘들다는 점이다. 이건 블로거들에게 있어서 엄청난 단점인데, 블로그를 아무리 자기 만족 때문에 한다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메타 블로그에서 순위가 오르거나 방문자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는 것은 블로거라면 포기하기 힘든 것이다.

나라면 어떤 것을 추천하겠느냐고?

당연히 적극적인 블로거가 되기를 추천한다. 나와 같이 소극적이면서 괴짜인 블로거는 좋은 것보다 안좋은 것이 무지하게 많다.



그럼 이런 이야기는 왜 썼을까? 그야 괴짜니까 쓴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읽지 않을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한쪽 구석에서는 읽어주기를 마음도 있다. 이런 이중성이 가끔은 싫기는 하지만 이것도 나 자신이기에 받아 들인다. 결국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는 것을 한번 써본 것이고, 그걸 공개하고 발행하는 이유는 저 이중적인 마음인 누군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사실 이 글의 원래 의도는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중간에 몇번 수정을 하다보니 나는 소극적이고 괴짜다. 라는 결론만 남았다. ㅡㅡa

아... 왠지 내가 스스로의 무덤을 판듯한 느낌도 들고...

어쩌겠는가? 이것도 나인 것을. 그냥 이렇게 블로그를 하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웃어 넘기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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