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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outsider의 생각누리

나는 블로그에서 악플을 지우지 않는다.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나는 블로그에서 악플을 지우지 않는다.

무량수won 2010. 8. 31. 15:05





블로그를 하다보면 꼭 만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악성 댓글인데 글을 읽지도 않고 달아두는 사람부터 괜시리 욕만하고 가는 사람까지 참 다양한 종류가 있다. 나는 익명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악플을 서슴없이 달고 다니는 이들에 대해서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마치 자신은 투명인간이 되어서 사람을 약올리겠다는 심보로 글을 쓰는 그들은 자신의 강점을 악용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짓들을 통해서 강자의 희열을 느끼는 족속들이라고 할까? 마조히즘적인 성적성향을 지닌 이들이 아닐까 싶다.

이 악성 댓글이라는 것을 가장 쉽게 만나는 방법은 뭐니 뭐니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만한 글을 포스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직도 활발하게 이야기 되는 타블로 학력 이야기처럼 연예인에 관한 것이라던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글과 정치적인 이야기등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면서 툭툭 한마디를 남기기 쉽게 하는 것들이다.

거기에다가 확실하게 편을 삼아서 한쪽의 의견만을 제시해주고 이야기 한다면, 그것만큼 충실하게 악성 댓글을 불러오는 것은 없다. 이러다 보면 가끔 스토커같은 악플러들도 따라 붙는다. ㅡㅡ;;;




블로거가 이런 이들을 상대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개인적인 블로그에 그들의 이야기 따위를 남겨둘 의미도 이유도 없다. 어짜피 개인 블로그라면 그 블로그를 어떻게 보이게 할 것인지는 온전히 당사자의 책임이니까.

내 블로그는 이런 악성 댓글이 잘 달리지 않는 편이다. 왠만큼 내가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아니면 논란중인 이야기 자체를 꺼내지도 않고, 설사 논란중인 이야기를 꺼낸다고 해도 되도록 한쪽에 기울어지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해서 한쪽에 완전히 기울어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정치관련 포스팅을하는 수도 매우 적다보니 특별히 악플이 달릴 만한 꺼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내 블로그에 악플들이 조금씩 생기긴 하는데, 내 블로그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횟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가을 써두었던 스파르타쿠스라는 미국 드라마 포스팅을 시작으로 블로그를 방문해주는 사람들의 수가 많이 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발행한 글이 많이 쌓여가고 있다보니 검색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아직까지는 자주는 아니지만 악플이 달리는 빈도수가 예전에 비해서 좀 증가했다. 물론 악플 때문에 고생하는 분들에 비하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



악플 때문에 짜증나는 일이 많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내 블로그에 달리는 악플을 지우지 않는다. 그럼에도 가끔 지우는 것이 있는데, 그건 주로 광고성 글과 붙여넣기로 계속 만들어내는 글이다. ㅡㅡ;; 이런 광고성 글만 아니라면 욕만 가득한 댓글이라도 남겨둔다. 내 블로그를 방문해서 댓글에 섞인 악플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을 배려한다면 당연히 지워야 함에도 지우지 않는 것은, 그 악플도 의견이라 생각해서다.

설사 그들이 내 글을 읽지 않고 댓글을 달았다고 해도, 그들이 내 의견 따위는 무시하고 댓글을 달았다고 해도 의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악플 따위가 의견이라는 대접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나는 다르게 바라본다. 인간이라는 것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도 있고 개인의 좋고 싫음이 모두 다르다. 그렇다면 내가 완벽하지 않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분명 존재 할 것이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그들의 글을 지운다면, 나는 스스로 사람들과의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 되버린다. 이미 상대가 안듣겠다고 했기 때문에 나도 똑같이 한다는 식으로 대응을 한다면, 그것은 스스로의 귀를 닫는 것이다. 악플이라고 해서 무조건 귀를 닫는다면, 그것은 좋은 이야기만 듣겠다는 뜻이 되고, 결국은 다른 의견이라는 것을 무시하게 되는 행동으로 발전할 수가 있다.



물론 좋은 방법으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글만 남겨둘 수있다. 문제는 인터넷이란 공간안에서 쓰여지는 글 중에 좋은 방법으로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은 일단 공격을 하고 보는 사람들이 대다수고, 내가 다른 생각을 좋은 방법으로 전달한다 해도 상대는 자신과 다른 의견이라는 이유로 화를 내는 사람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만 악플을 지워버리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편인 것처럼 느껴질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악플을 제거한다는 것은 나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과 비슷해 질수가 있다. 엄밀히 따지면 다른 생각을 제시하는 것과 악플은 다르지만 전체적인 그림으로 본다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악플을 지우지 않는다. 다른 의견이라는 뜻을 부여해야할 이유 따위가 없는 악플이라고 해도 남겨놓는 또 다른 이유는 내 스스로의 듣는 것을 막지 않으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리 나쁜 소리라고 하더라도 들어보겠다는 의지의 이유인 것이다.


그럼 당신은 부처나 예수같은 사람이라서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인가? 하고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악플을 들어는 준다. 들어는 주는데 나도 사람인지라 그런 악플이 달리면 화가난다. 그럴때 어떻게 하느냐면, 나도 그들과 같이 싸운다. 뭐 그렇다고해서 열심히 싸운 사람은 많지는 않다. ㅡㅡ;;;

결국 설사 내가 그들과 한데 뒤엉켜 진흙탕물에서 뒹굴지언정 그 흔적은 지우지 않는 다는 것이다. 나도 사람인데 가만히 있기만 하면 너무 답답하지 않겠는가? 나는 부처도 아니고 예수도 아니다. 게다가 착한 사람은 더더욱이 아니다. 때문에 싸울때 싸우더라도 그들의 흔적은 지우지 않는 다는 것이다. 설사 그 댓글들이 말도안되는 헛소리라 할지라도...







나도 사람이다. 악플이 달리면, 이렇게라도 해야 속이 풀린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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