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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에서도 지위를 잃어버린 한국어 본문
아침에 일어나서 신문을 펼쳐서 보고 있는데 놀라운 이야기를 봤다. 이미 한차례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는데 내눈에 띄지 않았던 것을 보면 포털 메인이나 여러 블로거들이 적극적으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던듯 싶다.
> 한겨레 왜냐면, 모국어를 빼앗긴 태권도인의 눈물 <
여기에 언급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태권도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한사람이 자신이 아는 한글학회 연구원에게 전화하면서 태권도 연맹에서 한국어를 보조언어로 격하하고 영어를 공식언어로 했다는 것에 화가난다는 것이었다. 경기에서조차 한국어 구령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만 보았을 때는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젠장 한국이란 나라의 대표적 무예라는 태권도가 스스로 한국을 버리는 것이구나 싶었다. 그리고 '세상에 어떤 미친놈이 이런 결정을 했을까?'하고 화가 났다.
아무리 한국이란 나라에서 영어를 숭배하고 있다고 해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영어단어를 사용해주고, 여러분야의 지식인이라 칭하는 자들이 영어단어에 한국어조사를 붙여가며 떠들어대고, 그것을 글을 쓸때도 알파벳으로 표기한 단어에 한글조사를 붙여넣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었다.
왠지 하급 계층 같은 한국인 국적보다 아닌 미국인 영주권이나 시민권이 멋져보여서 자식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선물로 주기위해 해외원정 출산을 하는 골빈 젊은 부자들이 많은 나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까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래도 내 블로그에 쓰는 글이기에 몇번 클릭질이라도 해보고, 검색이란 도구를 조금이라도 이용해보고 끄적여야겠다는 생각에 "태권도, 한국어"이 두 단어를 이용해서 검색을 했다.
이미 인터넷 기사로는 몇번 이야기 되었던듯 하다. 그러나 화제성 기사들과 달리 우후죽순처럼 기사가 굴비 엮이듯 주르륵 나오지 않는다는 점을 봤을때, 사람들은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던 문제였던듯 싶다. 아니 인터넷 찌라시들의 성에 안찼을 수있다.
여하튼 그렇게 기사를 살펴보고 있는데, 앞선 한겨레에 실린 글에 대해서 상반된 의견을 찾아볼 수 있었다.
> 핫뉴스, 태권도 경기용어는 종전대로 '한국어'사용 <
> 핫뉴스, 태권도-한국어 재분류 ... WTF는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
주요 내용이 무엇인가 하면, 앞선 한겨레의 이야기처럼 경기 구령에서 한국어가 빠지고 영어가 그 자리를 차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더불어 이번 공식언어에 대한 것은 세계화가 된 태권도를 좀 더 널리퍼트리고 국제회의를 좀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것이 이 이야기의 핵심이었다.
그동안 공식언어가 5개나 되어 국제적인 회의를 진행하면서 어려움과 번잡함이 있었기에 이렇게 결정하게 되었고, 이미 예전부터 각국과 연락을 취하거나 공식 문서는 영어로 작성이 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을 명문화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즉 이미 영어는 회의를 위한 그리고 교육을 위한 공식적인 언어로써 통용되고 있었고, 이번에 국제회의를 통해서 그러한 점을 명시했기 때문에 각국의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만장일치로 통과가 될수 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가 올림픽(이하 IOC)위원이 되려고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각 스포츠 연맹장들에게 주어지는 자리중에 하나를 준비하는 것이고, 그 자리 또한 스스로의 노력보다는 IOC에서 빈자리가 나와야 하는 것이기에 이런 결정에 의해서 얻어지는 자리는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이 기사들을 보고나서 조금은 나의 분노가 수그러들기는 했다. 일단 한겨레에 실린 글은 앞뒤 정황을 살펴보지도 않은채 쓰여진 글이었다는 점. 아무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날것으로 보여주는데 의미가 있는 칸이었다고 해도 글을 실을 때, 어느정도 이야기가 나와있는지 어디가 사실이고 어떤 오해를 불러올수 있는지 등을 살펴봤어야 했는데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나의 화는 한겨레쪽으로 점점 옮겨갔다.
그래서 이것을 별것 아닌일이라 생각했느냐고? 아니 그렇게 생각했다면, 아마 이렇게 포스팅을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나는 아무리 그렇다고해도 한국어를 공식언어 지위에서 끌어내린 것은 잘못이라 생각한다. 비록 허울뿐인 것이었다 하더라도 말이다.
조선일보 계열의 태권도조선이란 곳에서 이런 글을 내어놓았다.
> 태권도조선, WTF의 한국어 보조어 격하 결정에 관하여 <
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이미 영어가 국제태권도협회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공식언어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를 공식어 지위에서 내린 것은 과도한 처사였다는 것이다. IOC의 경우 올림픽을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사람이 프랑스인이기에 영어가 공식언어로 지정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프랑스어가 공식언어로 되어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세계화를 위한 행동 그리고 올림픽에 정식종목이 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하지만 한국어를 공식언어에서 보조언어로 내린다는 것은 그 뿌리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옳은 처사라 할수 없다는 것이다.
이 모든 글들을 읽고나서 들었던 생각은, 앞서서 밝혔듯이 굳이 한국어를 보조어로써 낮추었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물론 위에 걸어둔 기사들 중에 유도의 예를 들어, 세계화가 된 유도의 경우도 공식언어를 일본어가 아닌 영어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했다. 하지만 유도가 세계적인 스포츠로 인정받았다고 꼭 우리도 그들의 행보를 따라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적인 스포츠로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런 결정을 통해서 한국어의 입지가 조금 더 줄어들수있는 계기가 될수있다는 점이다. 일본어의 경우는 경제적 지위 때문에 굳이 일본어를 스포츠 쪽에서 그 지위를 낮춘다고 해도 큰 상관이 없을 정도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일본어를 배우고 있고 일본을 알고있다. 게다가 일본은 일본어를 위해서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 2~3세들을 위한 교재를 나누어주는 등의 일본어 보급을 위한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이런 명분뿐인 공식어가 아니더라도 일본어의 전파 혹은 알리기 위한 노력이 받쳐주고 있고, 여러갈래의 선택권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 상황인가? 한국은 해외에 사는 한국인들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한국인 2~3세들을 위해서 한국어 교육에 대한 어떤 노력을 하는가? 오로지 이주한 1세대들의 노력에 의해서 알아서 배우기를 바라고 있지 않았나? 그래서 해외에 나간 한국인 2~3세들이 한국어를 배우려면 엄청난 고생을 해야 하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 아니던가? LA의 한인타운 빼고 ㅡㅡ;;;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종주국이라며, 자랑스레 떠벌리던 태권도에서 한국어를 보조언어로 격하 시킨다는 것은 "한국어? 영어가 있는데 그딴건 버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앞서 한겨레의 이야기에서 나왔던 경우만큼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태권도연맹의 결정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족적인 가치니 뭐 그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개인적으로 민족이란 이름으로 강요하는 것을 무지 싫어하니까.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란 나라가 스스로를 격하시키는 일은 보고 싶지 않다. 아무리 내가 한국이란 나라를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다른 껍데기라 칭한다 하더라도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기에 어쩔수 없이 소속된 것이라 하더라도 찬밥신세를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
그래서 한국이란 나라가 조금은 잘되었으면하는 마음이 있고, 조금은 다른 나라보다 살기 좋고 공정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에 쓴소리도 하고, 울분도 쏟아내는 것이다.
태권도연맹은 태권도의 세계화나 올림픽정식종목으로 살아남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느니 하는 말로 이 결정에 대해서 면죄부를 가져가려고 하지는 말았으면한다. 스스로가 자신을 포기하는 것을 남들도 대우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내가 나를 대우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데 그 누가 나를 대우해주고 존중해 줄수 있겠는가? 그저 스포츠 행사에 필요한 언어적 지위의 효율성과 관련된 결정일 뿐인데 국가의 격을 떨구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가 좀 우습기는 하지만, 별것 아닌 이런 일을 결정하기까지 결정권자가 한국어를 그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인 것이다.
그저 허울뿐인 공식언어 지위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나름대로 상징성이 있는 것이다. 허울 뿐이었다 해도 현실 때문에 어쩔수 없이 영어를 주요언어로서 사용을 하는 것이지 그 뿌리는 한국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비록 다른 방법으로 한국어의 지위를 상승 시킬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상 그런 다른 방법들을 사용을 하고 있지 않는 시점에서 그 작은 지위조차 없어진다면, 그 존재는 누가 알아줄 것인가?
더불어 한겨레는 아무리 독자의 의견이라고 해도 그 진위여부에 대한 것과 앞뒤 상황을 판단하고 글을 실어주기 바란다. 아무리 관심이 없다고 해도 몇번 클릭해서 이 이야기가 어느정도 과장이되어있고 사실과 다른지에 대한 판단은 할수 있는 것 아닌가? 공짜로 보는 아니 공짜로 보여줘야만 살아가는 인터넷 찌라시처럼 자극적인 이야기를 실어두고 보자는 식으로 글을 올리는 것은 유료신문이 해야할 행위는 아니라고 본다.
독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면 그 것으로 신문은 신문으로서의 가치를 잃게 됨을 명심하고 이런 실수가 다시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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