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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이야기

심즈3 이야기. 진의 선셋 밸리 입성기

무량수won 2010. 11. 12. 13:46



선셋 밸리 무량 가족의 시초가 된 무량 진은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이 이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몸 뿐이었던 그였기에 친구의 꼬득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선셋 밸리로 와서 그동안 모아 두었던 재산을 모두 가지고 도망을 치고 말았다. 근거지로 삼기위해 구입한 작은 집을 남겨둔채로....

진은 큰 상처를 얻었다. 활발하고 낙천적이었던 그의 성격은 조금은 소심해져 버렸고, 아무리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해도 긍정적으로 볼수가 없었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그저 자신만이 거주하기에도 정신없는 집 한채와 몸 뿐이었다.



몇달을 집에서 앓았다. 아는 이도 하나 없는 선셋 밸리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도 많이했다. 어느 정도 몸이 나은 후 선셋 밸리를 하염 없이 돌아다녔다. 홀로 쓸쓸히 술도 마시고 공원에 하염없이 앉아서 이 동네 사람들을 바라봤다. 비록 몸은 여기 살고 있지만 그는 이방인이었다.

그러다 진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를 우연치 않게 듣게 되었다.

"최근에 이 동네에 이방인들이 많이 늘었지요?"
"네, 그렇지 않아도 그것 때문에 골치에요. 사기꾼들이 집중적으로 다른 지역 사람들을 이곳으로 끌어 모아서 돈만 들고 도망간다고 하더군요. 이 지역이 집값이며 물가가 다른 곳보다 싸서 들어오기는 쉬워도 다른 곳으로 돌아가기는 어렵거든요. 피해 입은 사람들은 원래 있던 곳으로 가기도 뭐해서 그냥 여기에 남아있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원주민들과 싸움도 많이 일어나겠네요?"
"네, 그것 때문에 지역정부도 골치가 아프다고 하더라구요."




진은 이 이야기를 유심히 들었다.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고, 그들이 입은 피해도 엄청나다는 사실을. 그러나 정작 이런 정보를 그 누구도 잘 말하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가지 독특한 것은 이곳에서의 일자리는 무조건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였다. 이 지역 정부의 정책이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일자리는 쉽게 얻을수 있지만, 그곳에서 승진을 하려면 내부의 평가를 잘 받아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진은 기자가 되기로 했다. 다시는 자신과 같은 피해를 입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자신을 악몽 속으로 빠트린 자를 찾아내기 위해서라도 기자가 되야한다고 생각했다.






신문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신문 배달부터 해야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뛰어다니는 일은 피곤하고 고되지만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참을만 했다. 분명 언젠가는 기자로서 성공을 할수 있으리라는 그 믿음 하나로 뛰어다녔다. 매일 뉴스를 보면서 세상이 어찌 돌아가는지 살펴보고, 변변한 식탁 조차 없어서 변기에 앉아 밥을 먹는 하루 하루였지만 참을수 있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났다. 회사에서 기자로 활동할 사람들을 뽑는 다는 공지가 나왔다. 조건은 사회적인 문제에 대한 통찰력과 일정 수준의 글솜씨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문배달하면서 열심히 사회에 대한 공부를 하고 글쓰기 연습을 한 것이 이번에 빛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도전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정도는 되지 못했지만 기자라는 이름을 얻을 수가 있었다. 기자중에도 여러 직종이 있었는데, 진은 그 중 가장 낮은 지위였다. 그럼에도 기자로서 활동할 수 있다는 사실에 진은 기뻤다.






진은 열심히 취재를 다녔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그리고 적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알렸다. 누군가는 진을 협박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고맙다고 선물을 주기도 했다. 진은 기자로서의 일을 열심히 하려했다. 누구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누구보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났다. 그렇게 정신 없는 일상을 보냈다. 주위 사람들은 진을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던 그에게도 운명처럼 한 여자가 찾아왔다. 베베 하트. 그녀의 이름이다. 그녀는 하트 가족의 일원이었다. 그녀의 가족은 선셋 밸리로 이주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 만남은 그녀가족이 선셋 밸리에 와서 겪은 일 때문이었다. 그녀의 가족들은 이주해오고 몇년 되지 않아서 괜찮은  생활을 할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선셋 밸리의 몇몇 유명 집안들이 그녀의 집안을 못살게 굴었다.

그들의 만남은 취재하는 기자와 억울한 이의 호소로서 시작되었다. 그녀 가족의 이야기를 열심히 적었지만 유력가문의 힘은 엄청난 것이어서 기사가 제대로 나가지 못했다. 그 때문에 그녀 가족은 힘든 생활을 할수 밖에 없었다. 진은 베베에게 연민과 사랑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베베와 진은 동거를 시작하게 되었고, 둘은 일상을 공유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들은 진을 위해서 베베와의 생활은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말렸다. 선셋 밸리에게 대항했던 하트 가족의 딸은 진의 성공에 있어서도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 했다. 진은 베베를 사랑했다. 설사 그 감정이 연민이라 하더라도 진은 베베와 함께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들의 생활은 힘들었다. 진은 진급할 수 있는 기회를 어떤 압력에 의해서 번번히 놓치고 말았다. 진은 버텼고 견뎌냈다. 거기에다가 진의 취재로 인해 또 다른 위험이 계속 불어 닥쳤다. 남들처럼 공개로 결혼식을 할 수가 없어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렸다. 그것도 첫째 아이인 운동이가 태어나고 2년이 지나서였다.






작은 수입이었지만 베베와 진은 아이와 살수 있는 집을 구하기 위해서 열심히 모았다. 진은 취재를 다니고 베베는 기타실력을 바탕으로 공원이나 길거리에서 공연을 했다. 베베는 하트 가족이라는 사슬 때문에 취직을 할수 없었다. 작은 극장에서 조차 그녀의 실력은 인정했지만 직원으로 고용은 할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그렇게 힘이 들던 어떤날. 집에서 원인 모를 화재가 일어났다. 베베는 여느때 처럼 음식을 준비하려고 가스레인지에 불을 켰을 뿐이었다. 갑작스런 폭발음과 함께 가스레인지를 중심으로 집안 곳곳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진은 베베와 운동이를 데리고 집에서 급히 뛰쳐나왔다.

가족은 안전하게 살아나올수 있었지만 그 집에서 살수는 없었다. 어쩔수 없이 계획했던 집보다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진은 누구라고 딱 찝을수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 우리 가족에게 압력을 가하던 이들의 소행이라 여기고 있었다. 언젠가는 그들의 이런 만행을 세상에 알리고 말겠다며, 불타버린 집 앞에서 굳은 다짐을 했다.






새로 구한 집도 예전 집에 비해서 그리 크다고 할수는 없었다. 점점 자라나는 운동이에게 방을 줄수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진과 베베에게는 작은 위안이 되었다. 옛집의 물건을 모두 가져올 수는 없었지만 가구 몇개는 가져올수 있었다.






시간은 흘러갔고, 베베와 진의 생활은 안정이 되어갔다. 시간의 흐름 만큼이나 선셋 밸리의 유력가문들의 압력은 약해졌고, 베베와 진은 삶에서 여유를 느낄 수가 있게 되었다. 진은 그동안 못한 성공에 대한 보상이라도 받는 듯이 승진과 성공이 이어졌다. 두번째 집에서 운동이는 성장했고, 둘째 지안이가 태어났다. 그렇게 무량 가족은 선셋 밸리에서 점점 자리를 잡아갔고, 이제는 그들 가족을 쉽게 여기지 않게 되었다.

진은 비록 처음 바람대로 자신에게 사기를 쳤던 사기꾼의 실체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건을 특종 보도해 얻은 명성으로 TV방송국의 앵커 자리를 얻게 되었다. 앵커를 하면서 자신만의 색을 나타냈던 것이 도움이 되어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진은 선셋 밸리의 이주민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갔고, 그의 기사와 글의 파급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진의 성장에  기존 유력 가문들은 진의 성공 이후 잘못을 빌었지만, 쉽게 그들을 용서할 수는 없었다. 진은 그들에게 과거에 대한 행적을 파헤쳐서 복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운동이와 지안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참고 참고 또 참았다. 그건 그가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사건현장을 취재 다니면서 느끼게 된 것이었다. 복수가 당장 속이 시원할지 모르지만 그런 악연의 끈을 자신의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주는 나쁜 유산임을 진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은 했지만 베베와 진은 돈을 많이 모으지 못했다. 진은 명성을 얻었을 뿐이었지 돈을 왕창 벌어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진은 넓은 땅을 구입해서 이사를 했지만 처음 예상보다 건축비용이 많이나왔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가장 기본적인 가구들만 갖춰놓고 새로운 집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다만 이후에 운동이와 지안이 성장해서 돈을 벌게 되면 멋지게 꾸밀수 있도록 여러가지 장치를 미리 해두었다.






그렇게 세번째 집으로 이사하면서 진은 은퇴를 했다. 과거 선셋 밸리에 오면서 겪었던 아픔과 이방인인 그와 그의 아내의 가족에게 가해졌던 고통은 이제 머나먼 과거 이야기가 되었다. 운동이는 이름처럼 운동을 너무 좋아하는 청년으로 자라났고, 지안이는 식물을 좋아해서 식물을 키우면서 살수 있는 미래를 계획하고 있다.






은퇴이 후 그는 주변의 많은 친구들의 죽음을 목격했다. 그 덕분에 그의 삶 또한 그리 길게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수있어 슬퍼져만 갔다. 하지만 운동이와 지안이가 바르게 자라주었고, 그 아이들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 만으로도 괜찮았다.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베베와 고생한 만큼 노후를 편안하게 보냈는가하는 질문이다. 시작할 때는 주변의 여건에 의해서 어쩔수 없었고, 성공을 하고 나서는 바쁘다는 이유로 베베와 보내는 시간이 길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 시간은 베베와 더욱 많이 보내고 싶었지만, 세번째 집으로 무리한 이사를 한 덕분에 베베 또한 바쁘게 돈을 벌러다녀야만 했다.






그렇게 진에게 생을 마감하는 시간이 찾아왔다.

공원 화장실에서 봤던 친구의 죽음을 목격했던 날 처럼, 진은 화장실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자신의 앞에 검은 두건을 쓰고 긴 낫을 든 이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가 진에게 이제 그만 자신과 같이 갈 시간이라 했다. 진은 그에게 사정해서 가족들에게 한마디씩 하고 다시 화장실로 들어섰다. 그가 화장실에서 눈을 감자마자 자신의 주변에서 흐느끼는 가족들이 보였다.

진은 그들이 자신을 볼수 없음을 느끼자 자꾸만 슬퍼졌다. 눈물은 흐르지 않고 그저 슬프기만 했다. 옆에서 그가 자꾸 길을 재촉했다. 진은 그의 뒤를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진의 선셋 밸리 정착에 관한 이야기는 끝이 났다.

진은 죽었지만 무량가족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진은 선셋 밸리에서 살아갈 후손들이 편하게 살수 있도록 선셋 밸리에서 기반을 닦아 놓은 것이다. 진은 힘들고 바쁘고 어려웠다. 그래서 정신없는 삶이었지만 진은 후회하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 진이 원한 삶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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