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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의실종 유행의 시작을 찾아서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하의실종 유행의 시작을 찾아서

무량수won 2010. 12. 29. 02:05


요즘 들어서 하의실종이란 단어가 인터넷 뉴스마다 사용되는 것을 볼수가 있다. 그냥 짧게만 입어도 하의실종이라며 야단 법석을 떨어준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마치 인기있는 여자연예인이라면 그 정도로 짧게 입어야만 한다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그리고 하의실종을 검색하려고 하면 몇몇 여자연예인들 이름이 뜬다.

이 단어가 왜 이렇게 유행을 탈까 싶어서 그 시작점을 알아보려고 열심히 검색을 해봤다.

단순한 호기심에 의해서. ㅡㅡ;;




< 12월 28일 하의실종 구글로 검색한 뉴스 결과 >



검색에 이용한 도구는 한국의 대표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최고의 검색 도구라 불리는 구글을 이용했다. 네이트 검색을 해보긴 했지만 워낙에 나오는 것이 없어서 과감히 버렸다.

구글이 검색에는 최강이라고 하지만 내가 목적한 바에는 맞지 않았다. 일단 구글은 검색을 하면 뉴스를 종합적으로 묶어주는데, 이 방식은 비슷한 뉴스를 묶어볼때는 좋지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이 뉴스가 시작된 것은 언제고 언제 많이 검색이 되었는지 등의 정보를 파악하는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런면에서 보았을때, 다음과 네이버는 약간의 수고를 들이면 뉴스가 언제 많아지는지 정도는 파악할수 있다. 그 결과 이 단어가 인터넷뉴스세계의 인기 단어가 된 것은 11월 중순부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몇몇 기사에서 하의실종이란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하의실종이란 단어를 제목에 많이 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11월 말쯤부터였다. 그러더니 12월로 넘어가면서 부터는 그냥 하의가 짧은 옷을 입을 여자연예인들이 나오면 마치 약속이라도 한듯이 하의실종이란 단어를 집어넣기 시작한다. 기억이 맞다면 이렇게 인터넷 기사가 뜨기 시작할때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올랐었던듯 싶다. 그리고 시상식이 몰려있는 12월이라 그런지 이후에 무지하게 하의실종을 떠들어주고 있다.

참 재미난 사실은 이 단어를 하다보면 윤승아라는 여자배우의 이름이 자꾸 따라 나온다. 왜 그런가 봤더니, 이 친구가 SBS 프로그램 강심장에서 시상식에 원피스 옷인줄 알고 입었던 옷이 알고보니 그냥 상의였다는 경험담을 이야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어찌어찌 인터넷 기자들 사이에서 떠돌았는지 어느순간 그녀가 하의실종패션이라는 것의 선구자가 되어있었다.

처음에는 그 인터넷 기사를 보고 정말인가? 싶어서 열심히 검색해봤다. 일단 그 방송은 10월 26일자 방송이었고 당시에 그 이야기가 나름 화제가 되었던듯 싶다. 관련된 기사가 많이 뜬 것으로 봐서는 나름 주목받은 이야기였던듯 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날짜에 쓰여진 인터넷 기사 어느 곳에서도 하의상실이란 단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윤승아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는 반응 뿐이었다. 그런데 약 2개월이 지난 지금은 그녀가 하의실종패션의 선구자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재 탄생된 뉴스들은 그녀가 실수로 입었다는 사실이 그런 패션의 선구자인듯 뉘앙스를 풍기고 만다. 따지고 보면 그동안 그정도로 짧게 입고 다녔던 여자 연예인들이 많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쉽게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 보다 오히려 이렇게 점점 짧아지는 여자 연예인들의 패션에 대해서 간략하게 표현하고 싶었던 의도에서 이 단어가 인터넷상에서 유행을 타고 적절한 비유라 생각되어 계속 재생산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처음 윤승아 이야기를 집어넣은 기자는 이와 관련되어 윤승아는 진짜 하의가 있어야할 옷을 안입었다더라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의도였겠지만....

그러데 재생산 치고는 너무 무지막지하게 인터넷 뉴스 제목으로 자주 뽑아낸다. ㅡㅡ;;


이 용어에 대해서 다른 용어로 대체하려고 했던 움직임(?)이 인터넷 뉴스들 중에 약간 보였는데, 하의실종에 대한 것을 검색하다보니 하의상실이 나타났고, 더불어 하의리스라는 요상한 단어도 나타났다. 하의리스를 사용한 인터넷 기사 내용에 하의리스(less) 패션이라고 적었는데 이는 괜히 영어를 많이 섞어쓰는 패션계쪽 인사의 말을 빌려썼거나 기자가 쓸데없이 영어를 섞어쓴듯 싶다. 아무튼 여기저기 영어를 덕지덕지 붙이려고 하는 습성들은 알아줘야 한다. ㅡㅡ;

이후로 연예인 패션에 관련된 기사에는 하의실종 뿐만아니라 다른 옷명칭을 붙여서 자주 실종이란 단어를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활용보다는 낚시성 기사제목으로 재탄생인건가?


여하튼 그러면 왜 실종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일까?


이유는 하나다. 실종은 있어야 할 사람이 사라졌음을 뜻한다. 그런데 하의실종이란 단어는 이런 느낌을 이용해서 아슬아슬한 노출에 대한 느낌을 살린다. 꼭 뭔가가 더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것 같아서 혹은 없다보니 실종이란 단어가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느껴진 것이다. 졸지에 옷이 하나의 인격체가 되어버렸다.


검색하다 보니 이 단어가 패션에 관련된 글을 쓰는 블로거의 11월 9일자 포스팅에 처음 나타나는데, 그의 포스팅이 이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시발점이 될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 있어보인다. 그전에 쓰이지 않았던 하의실종이란 단어가 11월 중순경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을 보면 왠지 시간상 딱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실질적인 단어유행의 시작이라 할수는 없다. 여기서 검색 되지 않은 것은 트위터나 미투데이 같은 소셜네크워크에 쓰여진 글이라서 그곳에서 이미 유행을 탔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것까지 살펴보기에는 좀 힘드니 넘어가도록 하자. ^^;;


사실상 하의실종이란 단어의 확실한 근원은 알아내지는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이 단어가 이렇게 자주 쓰이게 되고 눈에 띄게 된것은 이제 막 한달 쯤 되었는 것. 그리고 하의실종 외에 하의상실 혹은 하의리스라는 단어가 이 자리를 넘보았었지만 여지없이 하의실종에게 뭍혀져서 사라졌다는 것. 윤승아라는 배우가 하의실종과 엮여서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그녀가 TV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중에 하의가 있는 옷인지도 모르고 빼먹고 영화제에 참여했었다는 사실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난 사실 하나 추가하면, 다음에서 검색에 대해 이런저런 통계를 내고 있는데 트랜드차트라는 것이 있다. 로그인을 하고 검색을 하면, 그검색자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 단어를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검색하는지와 언제 검색이 늘었고 지금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기에 따르면, 하의상실이란 단어를 남자가 70% 여자는 30% 정도가 검색을 하고, 40대들이 가장 많이 한 것으로 나온다. 이 결과를 보면서 응큼한 아저씨들이라고 생각 할 수도있지만 왠지 그냥 유행이 뭔지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그들에게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닌가 라고 믿고 싶다. ㅜㅜ 어쩌면 일단 로그인을 한 사람에게서만 이런 통계를 얻을수 있다는 한계가 그대로 표현이 되는 것 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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