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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라는 법이 가지고 있는 진짜 문제는...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셧다운제라는 법이 가지고 있는 진짜 문제는...

무량수won 2011. 11. 27. 20:01



셧다운제가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시끄러운 것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뭐 주요 언론들은 그냥 슬쩍슬쩍 그들의 이야기를 비춰주기만 할뿐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 하지 않는듯 하다. 

사람들이 말하는 셧다운제의 주요 쟁점은 게임 중독의 예방 효과가 있다와 아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셧다운제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12시이후에 게임을 못하게 강제로 막음으로 인해서 중독을 막고 예방할 수 있다 주장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강제로 통제하는 것은 아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올바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미 이 제도의 실효성은 찬성하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유명무실하다는 것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그런데 뭐하러 싸우는 것일까? 어짜피 실효성도 없는 법인 것을 알면서 사람들은 반대와 찬성으로 나뉘어서 싸우는 것일까?

중요한 것은 이 법이 가지는 의미 때문이다. 먼저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서 국회의원들이 했던 이야기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안을 통과시키던 날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법은 게임의 몰입으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는 아들과 딸들을 위해서 고민하는 부모들의 노력을 담은 상징적인 법입니다. 개정 후로도 우리의 이러한 고민과 노력이 계속된다면 실효성은 훨씬 높아질 겁니다.

 
즉 이법을 통과 시키려던 의원들도 이 법의 실효성 보다는 상징성에 의미를 두었다는 것이다. 



이 법안에 대해서 반대를 했던 의원들 중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만이 유일하게 법안의 핵심을 찝어내고 있었다. 이정희 의원이 했던 말은 아래와 같다.


 ‘온라인 게임은 모두 중독성이 있다’라는 전제에서 이 법안은 출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이면 모두 중독성이 있겠습니까? 중독성이 있는 온라인 게임 그리고 중독성이 없는 온라인 게임, 이것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습니까?....

...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서라면 이용총량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본인이나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서 게임을 일정하게 공급을 제한하는 등의 수단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모에게 통보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대안의 가능성이 있는데도 모든 경우에 일방적으로, 일반적으로 인터넷 게임을 시간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의 손길이지 저는 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좋은 어른이 되려면 그리고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아이들이 내일을 위해서 스스로 잠을 청할 수 있는 아이로 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억지로 불을 끈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찬성하는 사람들을 아이들을 생각도 안하는 못된 사람들로 몰아 붙이기에는 문제가 있다. 그들이 이 법안을 상징적으로 통과 시키려했던 이유는 당시 여성가족 위원장이었던 민주당 최영희 의원의 말에서 확인 할 수가 있었다.


업계의 자율에 맡기자고요? 이것은 아니라는 것이 지난 10년간의 기다림, 기다림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우리 국민들과 학부모들과 우리 국회의 노력을 배신했습니다. 당초 발표했던, 게임 업체에서는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법을 하겠다고 했지만 전혀 도입하지 않았습니다.

 
게임으로 인한 과몰입이 사회 문제가 된지 한참이 되었는데 업계는 돈벌 생각만 할 뿐 이에 대한 자율적인 대책이나 적극적인 노력을 보이지 않았기에 상징적으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셧다운제를 찬성하고 통과 시킨 사람들의 주된 주장은 과몰입 방지보다 과몰입에 대한 안일한 태도로 방관하고 있는 게임업계에 대한 하나의 경고성 짙은 메시지였던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법안의 실효성 때문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법안이 가지는 의미 때문에 싸운 것이다.

 
나는 이 법에 대해서 반대한다. 상징성에 대한 의미에 이 법안은 아이들은 통제하면 된다는 어른들의 안일한 생각만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뭐든지 강제로 막으면 된다는 식이다. 그래서 많은 것을 규제하고 통제하면 뭐든지 잘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고루한 어른들의 생각은 안그래도 답답한 아이들의 현실을 더욱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어른들은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그것을 사회 안정을 위해서 풀어내려고 한다. 그래서 법을 만드려고 한다. 그러나 지금 해야할 일은 법으로 일단 막고 보자가 아니라 원인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문제가 심각해지지 않게 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항상 하는 말이지만 요즘 아이들이 정말 아이답게 크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어른인 당신들이 누렸던 자유로움을 지금의 어린 아이들이 누리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뭐 개개인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개개인의 상황보다 보편적인 상황에 초점을 맞춰야 된다고 본다. 요즘 학원 하나 안다니는 아이들이 없고,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사라진지는 오래 된 문제다.

대학을 잘가기 위해서 초등학교 때무터 심각하면 유치원을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니 태어나는 순간부터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에 놓이게 된다. 미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는지 드라마에서도 이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덱스터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아이를 유아원에 보내려고 한다. 그런데 그 유아원의 입학 상담하는 사람의 말은 이 유아원 아이들은 하버드나 예일 등의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라는 것으로 자랑을 한다.




이것이 미국만의 이야기 일까?

한국을 살펴볼까? 한국의 강남일대에서는 교육에 대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수면시간을 보장하는 의미로 10시 이후 학원 강의 금지법은 종종 무시된다. 그리고 학원가 근처의 아파트에서 고액과외로 이어진다. 이들을 잡기위해서 학파라치라는 직업이 호황을 누리고 이들을 가르치는 학원도 같이 성장하고 있다.

물론 좀 극심한 경우기는 하지만 요즘의 아이들은 이런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강남에서 이정도로 할 정도라면, 다른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따라와 있을까? 어른들은 아이들을 경쟁에 내몰기 위해서 자율고라는 제도를 도입해 공부 잘하는 애들만 따로 뽑아 공부 시키려 혈안이 되어있다.

덕분에 서울 곳곳에 자율고등학교니 국제고등학교니 하면서 줄줄이 신청이 들어가서 시행되고 있다. 어른들의 이런 설레발이 그리고 부모들의 설레발 속에서 대다수의 아이들이 옛날보다 자유로울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남들처럼 시키지 않아서 또래보다 떨어진다고 할 때 대다수의 부모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을까?

최근 상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던 아이가 수능시험 전에 약간 등수가 떨어저 어머니를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그 등수 때문에 아이를 때리고 닥달해 가면서 괴롭혔다고 한다. 이 사건의 죄는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 것일까?


상황이 이런데 아이들에게 그나마 숨쉴 수 있는 구멍이 되는 게임을 일단 막고 보자는 식으로 법안을 통과하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이것이 만 16세인지 19세인지는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려는 의도보다 그저 일단 막고보자는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 몇몇 사람들은 게임을 하면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하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며 일탈을 일삼는다고 한다. 그런 생각에 나왔던 뉴스가 MBC 뉴스의 피시방 전원차단 사건이다. 게임하던 아이들을 상대로 피시방 전원을 내려 욕하는 모습으로 아이들이 폭력적으로 변한다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뉴스를 뉴스라고 전하는 웃지못할 사건 까지 나타나게 된 것이다.



그럼 정말 게임은 아이들을 폭력적으로 변하게 할까? 나는 아이들이 폭력적인 영향을 전혀 안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게임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욕을 내 뱉는 것도 그렇다. 과거에는 욕을 안하면서 살았었나? 당신이 어렸던 시절에 주위 친구들은 싸움도 안하고 욕도 안하고 있었던 것인가?

오히려 더 폭력적으로 학생을 대해 직접적인 폭력을 대했던 곳이 학교다.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수십대 맞고 있던 것이 예삿일이었던 것이 불과 십몇년 전이야기다. 그나마 매로 때리면 다행이었지만 주먹으로 치고 발길질 하던 선생들을 대면했던 과거는 어찌 설명할 것인가? 무엇이 더 폭력적이었던가? 무엇이 더 폭력을 불렀던가?

현재 아이들이 과거 당신들이 커오던 시기보다 더 폭력적이라 느껴지는가? 그것이 과연 아이들이 폭력적이라 그런 것일까? 혹시 언론이 많아져서 혹은 방송에서 더 자극적인 이야기만 실어나르다 보니까 나타나는 현상이란 생각이 들지는 않는가? 이 모든 잘못을 오히려 TV뉴스에 묻는 것이 게임하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보다 올바른 것이 아닐까?

또한 아이들이 보여주는 폭력적인 모습을 누가 만들었다고 보는가? 그 폭력성의 죄를 모두 게임으로 몰아가야만 이유가 있는 것인가?




나는 이 셧다운제도가 모두 게임 탓이라고 죄를 뒤집어 씌우려는 어른들의 책임 회피의 수단이라고 본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생각하거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기보다 아이들은 내 말만 들어야 한다는 고집이 만들어낸 법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셧다운제가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결코 좋은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게임 회사들이 분명 게임 과몰입에 대해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과몰입 방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 원죄를 게임 회사들이 벗어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저 사회적으로 시끄러울 때 한번 두번 "우리 이렇게 할꺼에요." 하면서 하는 시늉만 했을 뿐이다. 

그런 게임 회사의 죄를 알면서도 셧다운제를 반대하는 것은 앞서 말했듯이 이 법이 아이들은 무조건 차단하고 막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에 대한 것 때문이다. 그리고 이 법안의 전제는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다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말 게임은 이세상에서 사라져야하는 악마같은 존재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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