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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여의도 공원 공연 후기. 본문

문화 컨텐츠 연구

나는 꼼수다. 여의도 공원 공연 후기.

무량수won 2011. 12. 1. 17:10



여의나루역에 내렸다. 사람이 없는 곳에서 여의도의 느낌을 알고 싶었다. 

굉장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낮이었다. 가랑비는 끊임없이 내렸고, 바람은 세찼으며 구름으로 하늘은 잔뜩 찌푸렸다. 무엇에 화난 사람처럼 바람은 무섭게 몰아쳤다. 마치 태풍이라도 지나가는 듯이.

나는 꼼수다라는 인터넷 방송이있다. 애플의 팟캐스트라는 곳에서 세계 1위를 하고있는 이 방송의 토크 콘스트를 보기위해 여의도로 왔다. 토크 콘서트란 말 그대로 수다떠는 것을 공연화 한 것이다. 팟캐스트 1위라는 것은 간단하게 말해 애플사에서 만든 기계들인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을 이용한 사용자들이 다운로드해서 듣는 수가 세계 1위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굉장히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아이폰이 전세계 스마트폰 전부를 점령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50% 이상은 안드로이드고, 애플사의 기계들이 사용하는 iOS라는 것은 15%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이건 스마트폰에 해당하는 아이폰에 해당하는 이야기지만... 그런 곳에서 세계 1위의 다운로드 순위를 유지하는 방송이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다. 영어 방송도 아니고, 한국어 방송이다.

나는 꼼수다라는 프로의 성격은 일방적으로 정부를 비난한다. 욕도하고 비꼬기도하고... 그렇다고 비난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 나름대로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비판을 우선시하고 있다. 최악의 인터넷 뉴스서비스라 할 수 있는 데일리 스리즈의 비난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욕이 들어갔을 뿐...


아무튼 이 방송의 토크 콘서트라는 것을 들어보려 여의도에 갔다. 원래는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방송만 들었을 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다. 게다가 나는 사람들 많은 곳을 안좋아 한다. 그런데 트위터에서 경찰들이 8천명이 깔릴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무엇이 문제이기에 8천명이나 거리에 까는 것일까 싶었다. 

그들이 자칭 우파라 칭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폭도인가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뭐 우파라 자칭하는 이들에게는 자기들의 폭력은 당연한 것이고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모든 집회는 폭도들의 모임이긴하지만.
 


 

여의도 주변을 배회하다가 오후 4시 40분쯤 여의도 광장에 도착했다. 7시 30분 공연이었는데 사람들은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한참 조명설치에 바쁜 모습이었다. 좌석수는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약 5천석 정도는 되어보였다.


 

나는 꼼수다에서 잠자는 역(?)을 담당하는 김용민 교수의 책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꼼수다의 편집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시사 평론가이기도 하고...




주진우 기자 팬클럽에서는 시사주간지 시사인을 팔고 있었다. 




무상으로 오뎅을 나눠주고 있었다. 나중에 자발적으로 관람요금을 내야하긴 하는 것이지만... 아무튼.
그러고보니 나는 오뎅도 안먹었군. ㅡㅡ;;;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있는 이 천막은


 

딴지일보에서 판매하는 각종 기념품을 팔고 있었다.





무대 앞쪽은 매우 분주해 보였다. 사람들도 북적북적거리기도 했고.


 

혼자 그곳에 멀뚱히 서있기 뻘쭘해서 주변을 돌아다녔다. 공연하는 여의도 공원 주변에 있는 유명회사들의 빌딩이 들어서있다. 요즘 최고의 비리 서식지로 밝혀진 금융감독원 건물도 있고...


 

전의경의 닭장 버스가 속속 국회앞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볼수 있었다. 트위터 상의 소문으로는 8천명이 대기할 것이라고 했는데 내가 둘러봤을 땐 좀 오버된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5시쯤 되었을 때 닭장차는 국회의사당 앞에 10대 정도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던 시간에 더 추가시켰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의경들은 국회의사당으로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이 몰려올까 두려워 미리 진을 치고 있었다.  


 

청소 차량들이 무대가 설치된 반대쪽에서 물청소에 한창이었다.




공원 반대쪽에서 본 모습이다. 망원렌즈를 써서 무대가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는 무대까지 선명하게 보이진 않는다. 대형 TV를 통해서만 보일 뿐이다. 



 
무대 설치가 끝났고,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횡단보도에서 건너오는 사람들 수가 점점 늘어났다.


 

6시가 되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이미 좌석의 절반이 차있었다.




퇴근시간인 6시가 지나자 순식간에 좌석이 차기 시작했다. 직접 나는 꼼수다 멤버를 볼 수 있는 자리들은 찼고, 조명이 설치된 탑 뒤쪽만 비어있었다.


 

공연 시작되기 10~20분 전에 이미 자리는 만석.

좌석 뒤쪽에서 사람차는 모습을 구경하던 나는 뒤를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이미 내 뒤에서는 사람들이 자리잡고 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좌석자리 뒤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려 했던 내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지나다닐 공간 조차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자리 잡고 앉아 있어서 뒤쪽으로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ㅜㅜ

사람들이 웅성웅성 거려서 그냥 많이 모였나보다 싶었는데... 다들 앉아 있었을 줄이야. 
 




그래서 일찍왔음에도 불구하고 공원의 맨 뒤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탁현민 교수는 나는 꼼수다의 총책임자다. 더불어 토크콘서트 까지. 그런데 무대를 시작하기 전에 대표 보수 언론인 조중동과 방송사들의 취재는 금지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토크콘서트를 보러온 관객들에게 그들이 주변에서 촬영하고 있으면 막아달라고 부탁까지 당부했다. 
 




첫 시작은 FTA를 통과 시킨 의원들을 노래로 부르는 시간이었다. 



 
나는 꼼수다 멤버들이 나와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나저나 내 시야에서 가장 거슬렸던 것은 사진에 나타난 진보신당 등의 깃발이었다. 자신들의 단체를 홍보하기 위해 흔드는 저들을 모습은 좀... 


 

첫 게스트는 공지영 작가. 


 

나는 꼼수다에서 전봉주 전 의원의 이야기에서 단무지라는 별명으로 등장했던 민주당 당직자.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였던 박영선 의원.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미심쩍은 정동영 민주당 의원.




국회에서 최류탄을 터트린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


최재천 의원 부터는 마지막 순서에 대거 몰려나왔다. 세번에 걸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게스트 한명씩을 초대하는 것인줄 알았는데 마지막에는 서울 여의도여서 그랬던 것인지 마지막에 우르르~


 

김용민 교수. 역시나 조현오 경찰청장의 흉내로 웃음을 선사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갔다왔다고 했는데 심각하진 않다고 말했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 이날도 정봉주 의원 견제에 충실했다.



 
정봉주 전 의원. 게스트들 덕분에 말이 많이 줄었지만 역시나 가장 말을 많이한 출연진이다.


 



그리고 자리를 가득 채우고 넘친 사람들...


 

공원의 끝 부분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나도 앞쪽에서 밀려서 저 무리에 있었던...


 

마지막은 이한철의 공연으로 매듭이 지어졌다. 물론 탁현민 교수의 마무리 멘트가 있긴 했지만... 

나는 꼼수다 멤버들의 순서가 끝나고 뒤쪽에서 서있었던 사람들은 많이 빠져나가긴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탁현민 교수가 무대로 올라올 때까지 앉아있던 사람들은 끝까지 남아있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라해도 캐롤송이 아니었을까 싶다.


 

캐롤이 아니었으면 중간에 가거나 돈도 안내고 갔을지 모르겠다. 사실 처음에는 돈낼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공짜로 나눠주는 오뎅을 먹지도 않았다. 그런데 중간 중간 나와주는 이 캐롤 때문에 돈을 내고왔다.


 



여의도 공원 한쪽에서는 오뎅과 군밤 등을 파는 노점상 분들이 추운 날씨를 녹일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화가나있는 시민들과 MBC취재진과의 실랑이. 결국은 MBC취재진이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집에가는 길에 스마트 폰으로 뉴스를 살펴봤다. 설마 했는데 역시 나는 꼼수다 여의도 공연 뉴스가 상위에 링크되어 있었고 실시간 검색어도 휩쓸고 있었다.

그리고 공연 경찰 추산 3천명이 었던 모임 인원이 공연이 끝날 때에는 1만 6천명으로 늘어있었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몇명이 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모였는지에 대한 말이 오락가락했다. 어떤 뉴스에서는 3만명이라고도 하고 어떤 뉴스에서는 2만명이라고도 하는 등의 일이 벌어졌다.


몇몇의 사람들은 같은 언론인데 조중동과 지상파 방송국과 YTN등의 취재를 거부해야만 했느냐고 말한다. 그건 언론의 자유를 막는 것이라고. 그런데 나는 오히려 취재진을 보호하고 원할한 공연을 진행하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은 현재 MB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더불어 조중동 및 지상파 등의 편파보도에 화가나있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속에서 취재한답시고 사람들의 시야 가려가며 취재하는 기자 및 스텝을 콘서트를 구경온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리고 어떻게 행동을 할까?

그렇지 않아도 각종 취재현장에서 쫒겨나기 일쑤라는 기자와 스텝들인데 그들에게 반감이 가득한 군중 속에서 그들이 어떤 취급을 받겠는가? 또한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생각이 있었다면 무리한 취재는 하지 않는 편이 나은 것이다. 그런데 굳이 취재를 해야겠다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오늘도 네이버 메인에 데일리 스리즈 뉴스들은 나는 꼼수다 공연을 깍아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기본 컨셉이 욕을 하는 것임에도 욕이 난무하고 선동이 난무했다고 전한다. 뭐 까짓꺼 많이 봐줘서 욕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선동은 좀... FTA반대를 위해서 모인 콘서트인데 FTA반대를 외치는 것이 당연한 것임에도 반대를 외친다고 그것이 선동인 것일까?



뭐 콘서트의 맥락을 이 아이들이 찝어서 기사를 쓸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참... 더군다나 정치인의 연설만?? 물론 게스트가 많아 나는 꼼수다 멤버들의 이야기를 많이 못들은 경향은 있지만 정치인 연설만 있었다고 하기엔 좀 그렇지 않나??  ㅡㅡ;;;


공연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개인적으로는 좀 실망한 부분이 있긴 하다. 나는 꼼수다라는 방송에서 하지 못한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지고 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나는 꼼수다에서 들을 수 있었던 풍자 개그(?)들만 나왔다. 욕이 나왔다고 데일리 스리즈 기자는 말하지만 욕은 이 방송의 기본 컨셉이기 때문에 뭐라 할 부분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전체적으로는 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새로 선보였던 캐롤은 꽤 기발하고 재미있었다. 나는 이 캐롤이 콘서트를 살렸다고 본다. 나는 캐롤 때문에 돈을 내고왔다. ㅡㅡ;;;
 

그나저나... 저렇게 자세하게 언론에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을 보면 콘서트에 잠입한 기자가 녹음을 참 열심히 한듯 싶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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