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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컨텐츠 연구/블로그란

나는 비인기 블로거의 길을 걷는다

무량수won 2011. 7. 17. 23:16


형식과 틀을 거부하다.

사람들은 제각기 자신만의 생각이 있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 그래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만의 정의감과 현실이란 단어를 나눈다. 누군가는 자신만의 정의감에 빠져 살고 누군가는 자신만의 현실에 빠져산다.

내 인생은 어떠했을까? 내가 바라본 나는 굉장히 이중적이었다. 현실이 아닌 이상을 쫒아간다며 열심히 입으로 떠들어 대다가 항상 남들보다 조금 늦게 현실에 휩쓸려버리고 만다. 대학을 다닐 때도 그랬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랬다. 온갖 고상한 척은 다하다가 결국은 내가 욕하던 그 부류에 속해있는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블로그에서 만큼은 형식에 같혀있기 싫었다. 어짜피 현실이 아닌 공간이라면, 이상에 충실하자고. 그래서 많은 것을 거부했다. 블로거가 돈에 유혹당하기 쉬운 리뷰의 늪에서 부터 형식에 맞춰 글쓰기 까지.

현실에서는 내가 그리 욕하던 짓을 하고 있더라도 가상세계에서는 이상적인 무엇으로 남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블로거들이 말하는 사람 많이 끌어모으는 방법이나 그런 주제등을 거부하면서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생각을 남기려고 했던 것은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내 글은 좀 엉망진창이다. 오타는 뭐 어쩔수 없는 것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주어와 술어가 자꾸 어긋나는 글부터 앞에서 했던 이야기에서 벗어나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는 등의 글이 양산 되었다.

안다. 알면서 계속 그런 엉망진창인 글을 썼던 이유는 내 느낌이 살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글의 두서가 맞지 않는 것은 나중에 고칠 수가 있지만 느낌을 전달하는 것은 그 순간이 아니면 안되기 때문이다. 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달라지고 처음 느꼈던 느낌이 오늘이 지나고 내일이 지나면 다른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이런 글이었다. 살아있는 글. 느낌이 살아 숨쉬는 글. 설사 전문가들이 볼때 엉망진창이라 하더라도 내 느낌이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유명블로거도 아니고 인기블로거도 아닌 블로거가 되었다. 남들에게 주목받지도 못하는 그런 블로거.

하지만 나는 후회하거나 실망하지 않는다. 내가 써 놓은 이 글에 누군가는 공감해주고 누군가는 이해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 수가 유명 블로거나 인기 블로거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이 사실은 내가 블로거로써 존재하는 이유다.

난 그런 블로거다. 그렇게 쭉 걸어가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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