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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협상은 병신년을 위한 것이었을까? 본문
2016년은 병신년이다. 병신년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일본과 이상한 협상을 했다. 그 결정 때문에 여론은 심각하게 나빠지고 있다. 이 협상으로 정부는 일본에게 기금을 받기로 했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진심어린 사과 따위는 받지 못했다. 그런데 내가 가장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정부당국자들이 피해자들을 찾아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차 들으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협상의 댓가라고 받아온 것이 진정어린 사죄가 아닌 '그저 안타깝다'같은 식의 유감의 표시라는 것도 문제다.
물론 표면적으로 들어난 것이 돈 10억엔이지만 그 외에 밝힐 수 없는 협상꺼리가 있을 것이란 사실 정도는 안다. 미국에서의 종용 혹은 협박도 있었을 것이란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래도 피해자가 살아있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들을 위한 협상이 아닌 일본이 주장해온 틀에 맞춰 협상을 했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나라 사이의 외교문제에서 명분을 얻지 못한 실리는 사실상 실리가 아니라 실패한 외교라고 봐야 한다. 명분이 명확하지 않은 외교는 결국 국민적인 지지도 얻지 못하고, 나중에 재협상을 또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 김현정의 뉴스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인터뷰 2015.12.29 <
만약 정말 100번 이해해줘서 피치못할 이유로 일본과 합의를 해야만 했다면, 하다못해 협상 전에 할머니들을 찾아가 의견이라도 듣는 쇼라도 했어야 옳다. 할머니들을 설득할 순 없겠지만, 어쩔수 없는 사정에 관한 이유라도 들려주는 것이 그분들에 대한 예의였다. 그것도 대통령이 직접 말이다. 하지만 그런건 없었다. 그저 일단 협상 해놓고 할머니들에게 이해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건 '니들은 내말을 들어라'라는 명령으로 밖에 해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할머니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들을 설득시킬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안다. 지금 병신년에도 대통령을 할 그분은 절대로 그런 쇼따위 할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안다. 그리고 병신년에도 대통령을 할 그분의 아버지가 이미 일본에 식민지시절 고통받은 사람들을 일본에 팔아먹고, 군인들을 베트남 전쟁에 동원하도록 미국에 팔아먹고, 광부와 간호사를 독일에 팔아먹었기에 병신년에 대통령을 할 그분도 그런 짓거리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정도는 예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짓꺼리는 하지 않았으면 했다. 나름 일본과 이와 관련된 문제를 무기 삼아서 계속 부딧쳐왔으니 말이다. 병신년에도 대통령을 할 그분이 그저 무언가를 노리고 하는 쇼일 줄도 모른다고 상상은 했지만, 그래도 아니길 바랬었다.
굳이 연계시키고 싶지 않지만, 자꾸 병신년에도 대통령을 할 분은 그녀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일본군 장교였단 사실과 민주주의를 외치던 학생들과 국민들을 상대로 총칼로 때려잡았던 과거를 떠올리게 만든다. 근데 아마 대를 이어 부녀가 일본에 국민들을 팔아먹은 이 이야기는 잊혀질 것이다. 병신년에도 대통령을 할 그분의 수많은 이야기 중에 하나로 사람들에게 잊혀질 것이다.
그런데 이거 하나만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병신년에 그녀가 대통령이었단 사실 말이다. 왜 그녀는 병신년에 대통령을 하고 있었는지, 왜 그녀가 병신년에 어울리는 대통령인지 정도는 사람들이 잊지 않을 것이다. 세세한 사건 사고는 사라지더라도 말이다.
새해가 다가 온다. 병신년을 수식어로 달고 역사에 남을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그들은 병신년을 이렇게 맞이해야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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